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저런 아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랬지요. 일전에 다른 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결혼식에서 "예"를 답하는 순간 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순간은 "이제 돌아서서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이라고 말입니다. 돌아보니 자기가 아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더랍니다. 이쪽 사람들은 이래서 알고, 저쪽 사람들은 어떻게 알게된 사람들이고, 회사 사람들, 학교 친구들... 이렇게 저렇게 자기는 다 아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렇게 서로간은 서로 알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그게 그렇게 한자리에 모여서 있더랍니다. 그게 참 놀라왔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그리고 아마도 이 사람들이 이렇게 또 모일 일은 자기 장례식밖에 없겠지 하는 생각도 듣더랍니다. ^^;
얼마전에 사진을 좀 정리했습니다. 사실 얼마만큼은 사진첩에 잘 정리된 사진들도 있는데 (그 앨범이 어디 있더라?) 그렇지 못하고 책상서랍 안에 대책없이 널려있던 사진들도 꽤 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여행동아리에 있었기 때문에 한동안 사진이 정말 대책없이 많이 생겨나곤 했었거든요. 앨범이 남아나질 않았죠. 그때 자리를 못 잡은 불쌍한 사진들이 이번에 손을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앨범에 넣은 사진들은 오히려 안본지가 더 오래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면서 전에 들은 "결혼식에 온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라는 그 친구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사이트를 연지 이제 한달이 되어갑니다만 (벌써 --; ) 그중 제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사이트를 방문해준, 게시판에 글을 적어준 사람들이 정말 여러 카테고리에서 저를 아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내가 돌아볼 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겠구나 싶더군요.
실은 이 사이트를 만들면서 제 사진을 공개할 생각은 애초에는 없었습니다. 여행 사진에는 물론 제 사진이 거의 없구요. 그런데 지난 사진들을 우연히 정리하다가 보니 "뭐 어떠랴"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어차피 대부분은 오프 라인에서의 저를 아시는 분이 대부분이고, 그분들이 못봤던 시절의 사진이라면 (제가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랬듯이) 재미있게 보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나 보시죠. 십년전 쯤의 저는 이랬습니다.
살다보면 좋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물론 미운 사람도 많겠습니다만, 미운 사람을 지속해서 보게는 안되기 마련이니까... 이래저래 남는 것은 좋은 사람들이게 되기도 합니다. 한달쯤, 사이트를 돌리면서 제가 느낀 또 한가지 사실이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구나... 하는 것 말입니다. 제가 '돌아서서', "여러분 서로 인사하세요"라고 말을 건넨다면 우스운 일이 될까요? 하지만 정말로, 저로 인해서, 이곳으로 인해서 서로를 알게되시는 분들이 생긴다면 제게는 굉장히 뜻깊은 일일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제 장례식(?)때 만나게 되실 분들인데 서로 먼저 좀 인사해두시면 그때 심심치 않을껄요? ^^
결혼식에 다녀온 이야기로 시작했었죠? 여기까지 보신 분이라면, 이제 갓 결혼한 제 친구에게 잠시 축복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aro군,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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