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30일 화요일

Four Seasons, 언젠가는 또 다시 (3/3)

5. 식당

일단 시내와 좀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우리의 경우 이곳에서 2박하는 동안에는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졸린곰의 여행자로서의 치명적인 단점이 차를 잘 못탄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담이 되어도 어쩔 수가 없었다.) 가격이 비싸므로 원한다면 셔틀버스를 타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올 수도 있다. 셔틀 스케줄은 다음과 같으며, 치앙마이 시내에서는 D2호텔 앞에 내려준다. 나이트 바자와 가까운 곳이다.
리조트에서 출발 : 09:00 / 11:00 / 14:00 / 16:30 / 19:30
시내에서의 출발 : 11:45 / 14:45 / 17:15 / 20:15 / 22:30
Sala Mae Rim이 포시즌의 메인 식당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며, 아침에 조식 식당으로 사용 된다. 타이 음식이 주 메뉴이고 웨스턴 메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식은 부페식으로 부페에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이 있고, 오믈렛과 국수를 만들어 주는 부스가 있다. 뭔가 설명이 부실하지 않은가? 부페가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에 그닥 잘 먹지 못한 나의 설명도 덩달아 부실해진것이다.(배고픈 자에게 일을 시키지 말라) 사실 영~ 꽝이었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데, 내가 기대한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일식 메뉴는 영... 짐바란 포시즌은 a la carte였는데 상당히 다양한 메뉴의 맛있는 식사여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단 말이다, 흑흑. 아침 부페로는 재작년에 갔던 코사무이 에바손 아침 부페가 참 좋았었는데 그 정도는 ‘당연히’될 줄 알았다. 그러나 맛도 서비스도 그에 미치지 못하더라. 워낙 사람이 많아서 였을까? (포시즌 로비가 그렇게 붐빌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무튼 실망 실망. 그래서인지 찾아보니 사진도 몇 장 없다. 반면 그 곳에서 보는 전경은 훌륭하기에 꽤 많은 사진이... 정말 요즘 많이 쓰는 말로 ‘안습’이다.T-T




(아참. 커피는 주문하면 원하는 대로 준다. 카푸치노였던가 저 녀석은.)




BUT,
저녁 식사때의 Sala Mae Rim은 조식때와는 다르게 정중한 서비스를 갖추고 맛있는 식사를 내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도착한 날 오후에 식당에 들러서 재오픈 시간인 6시로 예약을 해 놓고 리조트 한바퀴를 돌아본 후 다시 돌아왔다. 이제 해가 지는 시간, 노을을 볼 수 있도록 발코니 쪽으로 예약을 했기에 앞 쪽에 앉을 수 있었다. 날씨도 덥고 노을이라지만 해가 질때까지는 햇빛도 강하고 모기도 두렵고 하여 실내로 들어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살짝 구름이 있어서 제대로 된 선셋은 보지 못했다.



세팅 한장 찍고 시작하자. 어두워지면 촛불을 켜 준다.



저녁 식사 메뉴는 태국 북부식 카레와



새우를 넣은 야채 볶음,



그리고 생선+야채 요리였다.



추천을 받아서 먹어본 북부식 카레는 약간 맛을 순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약간 신맛이 있긴 했지만 갈비찜 비슷하다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약간 달달한 것이 밥을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밥은 큰 그릇에 가져와서 덜어주며 백미밥과 흑미밥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중에 필요하면 더 달라고 해도 된다. 우리는 더 달라고 해서 카레에 싹싹 비벼서 먹었는데 몸에는 흑미밥이 더 좋을지 모르나 밥을 비벼먹으려면 무조건 백미를 먹어야 한다에 한표를 아낌없이 던지련다.



아참, 정확하게 어느 요리에 같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돼지 껍질 바삭하게 튀긴 것이 함께 나왔는데 이게 또 별미더라. 고소한 맛. 서울에서는 절대 안 먹는 돼지 껍데기를 태국에서는 맛나게 먹었다.^^
새우를 넣은 야채볶음은 새우를 야채와 함께 굴소스 같은 것에 볶은 것으로 짭짤한 맛이었는데 서울에서도 해먹을 수 있을법한 가정식 요리였으며(무난했다는 의미), 생선 튀김과 야채요리는 싫어하는 생강채가 아주 많이 들어있어서 대략... 좌절했다.
태국 요리를 잘 모르는지라 담당 서버와 의논을 좀 해서 추천을 받았는데 성공적이었다는 생각. 피차 짧은 영어라도 최대한 잘 설명해주니까 특별히 꼭 먹고 싶은게 없다면 추천 받아서 식사를 고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코리앤더를 빼달라고 주문을 하고 나니 나중에 담당 서버가 지나가면서 그냥 싫어하는 건지 아님 알러지나 그런게 있는건지도 묻고 간다. 아마 알러지 같은게 있다고 하면 나중 식사에도 알아서 반영해주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착서비스면에서는 어디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아침은 슬펐지만 저녁은 훌륭했던 Sala Mae Rim이었다. 아참. 로컬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둘이 배불리 먹은 저녁이 3만원 정도라 가격도 나쁜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다음날 먹은 점심이 더 비쌌다 --;)

자, 다음은 테라스.
포시즌 치앙마이에는 풀사이드 메뉴가 없다. 풀 입구쪽의 소파 자리나 그 옆 쪽의 테라스 레스토랑에 가서 먹어야 한다. 풀 주변이 흘린 음식 등으로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음료만 마시는 경우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호텔에 쳐박히게 되는 경우(어쩐지 과격하게 들린다), 조식을 좀 천천히 먹고 점심은 풀 사이드에서 아주 간단히, 그리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 편인데 이날은 살짝 예외여서 안티파스토와 피자를 먹었다. 안티파스토에는 작은 사이즈의 가스파쵸와 문어를 곁들인 샐러드가 나오는데. 발리의 ‘롤라’에서 먹었던 가스파쵸만큼 시원하고 맛있는 걸 다시 먹게될줄이야. 지금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인다. 양이 적은게 좀 아쉽긴 하다. 사진의 저 토마토 소스 같아 보이는 것이 스프인지라 홀라당 마시면 끝이다.--;;


(이미 먹기 시작한 후라 조금 어지럽힌 상태)



피자는 괜찮은 정도였으나 샐러드와 함께 나오는 빵들은 모두 매우 맛있다. 베이커리 제품들이 맛있는 식당들이 확실히 좋은 식당이라는 걸 다시 확인 한다. 이걸 열심히 먹은 탓에 쿠킹 스쿨에서 만든 맛있는 음식들을 남기게 되는 슬픈 결과가 생기고야 말았으니... 맛있어도 시간이 애매하다면 적당히 먹자라는 교훈을 되새겨 보자. 흑흑.



6. 서비스와 결론.

우리가 포시즌과 사랑에 빠진 것은 아마 서비스 때문이었을 것이다. 치앙마이에서도 그런 점에서는 별로 다를게 없었던 것 같다. “...를 어떻게 가야 되나요?”라고 물어본 우리에게 리조트 전체를 돌아보며 구경시켜 줬던 상냥한 목소리의 직원분. 사진 찍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체육관 같은 경우 다른 손님들 불편하게 할까봐 머뭇머뭇하면 먼저 들어가서 살펴봐주고 그랬다. 다음날 만나서는 전날 저녁식사(예약을 그 분이 해줬기에) 어땠었는지도 물어주고.
싱가폴에서 온 단체손님덕에 일치감치 마감된 쿠킹 클래스를 간단 버전이지만 오후에 1:1로 할 수 있게 알아봐 주고 요리해 볼 메뉴도 함께 골라준 컨시어지.
룸 클리닝 서비스 이후에 읽고 있던 책에 예쁘게 꽂혀있는 책갈피.
풀 사이드에서 손님들 선글라스를 닦아주는 서비스. 이건 정말 어디서도 못 본 서비스다.
마땅한 형용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좀 길게 하자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라고 부르면 맞을 것 같다. 발리에서나 치앙마이에서나 참으로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정중하면서도 적당히 유쾌하게 손님을 대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몇군데 호텔에서 묵을때나 식사할 때 너무 자부심이 강한것인지 도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스텝들을 본지라 더 비교가 된다. 물론 이 호텔은 돈값은 해줘야 하는 호텔인거 맞고 이렇게 안해주면 욕 먹어야 되는 것도 맞다. 근데 다녀보니까 돈 내도 이렇게 못해주는(안해주는?) 곳이 있더라. 그게 비슷한 급이라면 아마 우리가 언제나 포시즌을 고를 이유이다. 언젠가 또 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또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의 소득 증가폭보다 큰 요금 인상폭이 계속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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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2006/05/30  
이리 가심을 촉촉히 적시는 감동적인 리뷰라니...
"사계장을 추천해 준 지인들"로서 '포시즌이 내꺼'는 아닌데... 여튼 우선은 뿌듯하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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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건 뿌듯한 거구...
이렇게 작정(!)하고 작성(!)한 리뷰... 목적 달성했다 마님께 전해주구료.
구석구석 눈을 맑게 해주고 배를 아프게 하는 멀티 플레이를 보여주는 사진들과
'아니 대체 이런 곳들까지 어떻게 사진기를 가져갈 수 있었단 말인가?'라는 의문을 풀어준
세심한 배려의 사계장 스탭들 이야기까지... 모다 감동을 얹은 강력한 염장으로 다가오오!!!
리틀윙님이 건네준 사계장의 책자는 이에비함 '동네 분식점 찌라시'였소. *털푸덕*
아아, 외로울사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대체 언제 사계장에 투숙할꼬... ToT


ps. 죄다 공감 백배의 리뷰였으나 특히 마지막 단락은 고개를 백만번쯤 끄덕이며 읽었다오. d(-.ㅡ) 



 Tulip  2006/05/30  
모처럼 멋진 리뷰군요. 언제나 마님 글 좋아요. ^^
사진 정말 감동스러웠고 음식 소개도 침흘리며 읽었는데
저도 역시 마지막 단락에서 끄덕끄덕하게 되네요.
진정한 의미에서의 배려란, '이 집에 온 손님이니까 차 정도는 내야지' 하는
느낌이 아니라 '목마르지 않아? 물 콜라 쥬스 있는데 뭐 마실래?' 하는 식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진심으로 마음을 쓰는 것이겠지요.
친밀한 사이에서도 힘들고 돈내고 사는 서비스에서는 더더욱 힘든 고난이도 접객인데
그런 걸 느끼신 듯 하여 매우 부럽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꼭 가보고 말테여요. -_ㅜ 



 앨리스  2006/05/31  
간만에 들렸더니 마님의 치앙마이 후기가~ +_+
잘 읽고 갑니다. (저것이 바로 자토이치의 농부들;;)
사진.. 훌륭하여요..-_ㅠ 역시 대세는 DSLR 이란 말인가;;;
내세에는 사계장의 물소로 태어날거예요!!

2006년 5월 29일 월요일

Four Seasons, 언젠가는 또 다시 (2/3)

리조트를 돌아보고 있으면 조경이 참 멋지게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로비와 식당등의 건물이 조금 높은쪽에 있고 아래로는 논이 펼쳐지며 앞에는 산이 보인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배치된 조각들과 꽃들과 장식들은 문자 그대로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느낌을 주게 한다.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뤄서 너무 단순해서 심심하지도 않으면서, 너무 복잡하지도 않고,  참 ‘보기에 좋았더라’랄까.







특히 우붓처럼 넓게 펼쳐지지는 않지만 건물과 산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논이 정말 마음에 든다. 어디를 봐도 초록색인데, 넘치게 풍요로운 초록색이다. 체디도 예쁘지만 체디의 초록색은 너무 절제되어 갖혀버린 것 같은 인상이라면 여기는 막 흘러내릴것 같다. 종일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Sala Mae Rim에서 그 뒤 산으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봐도 좋고, 아침을 먹으면서 봐도 좋고, 수영장의 썬베드에 누워서 초록 물결을 보는 것도 좋고...





그런데 정원과 논을 가꾸는 분들의 수고를 보노라니 좀 놀기가 죄송스러워진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까지 찍으면서는 가슴이 조금은 더 찔리는 것도 사실이다. 한번에 심고 거두는 식이 아니라서 일부는 벼가 고개를 숙이며 익어가고, 일부는 파랗게 자라나 있고, 일부는 저렇게 땅을 일군다. 1년에 3번까지 심을 수 있단다. 그리고 호텔의 안내 책자에 따르면 논에서 거둬들인 곡식은 자선 기관에 기부한다고. (레스토랑에 공급할 줄 알았다...^^;)



아참. 물소도 세마리 있다. Mud(엄마) Sand(아빠) Teah(아들). 얘네에 관련된 안내에 보면 이들의 복지 혜택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무료 숙소, 무료 식사 등등과 더불어 각각의 물소는 담당 버틀러가 있으며, 6개월의 출산 휴가등도 주어진단다. 다른 내용도 꽤 귀여우니 아래 사진을 참조하시라.


(아침에 늦게 나와서 포토 세션하고 들어가는 모습만 봤다. 소문에 의하면 타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 물소들은 아침 9시에 로비에 한번 나타나서 리조트의 스타답게 포토 세션을 가지신다. 우리는 좀 늦어서 들어가는 것 만 봤는데, 사진에 찍힌 녀석이 아빠인지 엄마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하얀소는 아빠인 ‘샌드’로 알비노(색소결핍증)인 희귀 물소란다.

4. 풀
버기에서 내려서 계단을 오르면 좌측으로는 테라스 까페가 있고 정면에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은 2단인데 윗쪽이 크고 아래쪽이 작다. 큰 쪽이라고 해도 사이즈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은편이었다. 사실 좀 더 멋진 수영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실망. 바닷가의 넓은 인피니티 풀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만, 이건 좀...--;;;; 하지만 아래쪽 수영장은 adult-only이고 선베드도 4개 뿐이라서 프라이빗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아래쪽 풀로 내려가는 계단에 붙은 사인. 19금? :D )


(수영장 입구쪽)


(논이 보이는 방향)


(아래층 adult-only 코너)

수영장 앞으로는 아무것도 가리는 것 없이 논과 산이 펼쳐져 있다.
아래쪽 수영장의 코너쪽에는 자꾸지 시설 비슷한 것이 있다. 우리 커플과 우리 옆 썬베드의 커플이 한 코너씩 차지하고 놀았다.^^ 아마 서로 쟤들만 없으면 더 좋을텐데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쳇. 우리가 먼저 왔다구.)

(이번에도 뒤통수 출연. 죄송하기 이를 데 없다...--;)

좌측에는 라이스필드뷰 파빌리온들이, 우측에는 레지던스들이 있으며 앞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논 어딘가에는 여러분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다는...)

해가 나올때는 왠간해서는 수영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 않다. 본인은 선블록 만빵 바르고 파라솔 밑에서 딩굴~하다가 해가 구름에 들어가는 걸 보고 움직였는데도 저녁에는 살이 화끈거리는 걸 감수해야 했었다.(졸린곰 아니고 구운 곰!) 되도록 구름이 해를 가릴 때만 움직이고, SPF 지수도 높고 ++나 +++인 선블록을 사용하시길.

(옮긴이 주 : 마님은 '졸린곰'이라는 닉네임을 모사이트에서 사용중이심)

치앙마이 포시즌

2006년 5월 28일 일요일

Four Seasons, 언젠가는 또 다시 (1/3)

* 경고: 이 리뷰에는 아래와 같은 배경이 있으므로, 적절히 가감하여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나 리뷰는 길고도 진지합니다.^^ (스크롤의 압박)

그러니까...
옛날에 한 쌍의 남녀가 살았다. 그들이 혼인을 하고 남방의 발리(發里)로 신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신랑의 지인들이 신랑에게 ‘그곳의 사계장(四季場)이 일품이라 하니 묵어보시오’라고 추천을 해 주었다. 신랑과 신부는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한 리추 갈돈(梨秋 渴豚)장에 먼저 묵게 되었는데 리주 갈돈장에서 두 사람의 금침을 각각 주는 바람에 마음이 상하였다. (신랑이 특히 그랬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리추 갈돈장은 아름다운 곳이라 두 사람은 서로 “우리가 이곳을 떠나 사계장에 간들 마음이 기쁘오리까?”라고 말하며 떠나기를 아쉬워하였다. 허나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법. 사계장에서 묵을 별채에 들어선 그들은 별채의 규모와 꾸밈에 감탄하였다. 거기에다 이제껏 받아본 적 없는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되니 사계장에서 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시중 수준이 가히 놀랄만하였다. 부부는 훗날 사계장을 다시 찾자는 굳은 약조을 남기고 돌아오게 되었다. 허나 사계장의 가격이 낮지 않아 그들 부부의 형편에 다시 그 곳에 갈 수 있을지를 기약할 수 없었으니, 슬프다 아니할 수 없었다. 이 애닲은 마음을 그들은 ‘사계장 짝사랑’이라 불렀다.


일찌기 체디에서 3일간 묵기로 결정이 난 후 다음에 2박할 숙소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았다. 치앙마이 정보가 별로 없었고, 보통 뒤에 더 좋은 숙소를 두는데 체디보다 좋은 숙소면서 가격이 착한... 이런 말도 안되는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곳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틀윙님과 나는 하루종일 바닷가에서...가 아니라 시간 나는 대로 인터넷에서 숙소 서핑을 했고 막판에 아쿠아 게시판에 리뷰가 있는 벨빌라와 신생 풀빌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원래도 자주 들어가 보던 포시즌 홈피에서 랑카위, 치앙마이등의 객실 가격이 상당히 인상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논리를 번개처럼 머리속에 전개하게 된다:
‘우리의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포시즌의 가격 인상 속도가 빠르니(--;) 지금 가는게 이익이다.’
논리의 진위야 어쨌든간에 우리는 후닥닥 호텔패스를 이용하여 포시즌 예약을 마쳤으며 그저 기뻤다. :)
자, 이제 진지 모드로.

1. 호텔로 들어가기
스파의 트랜스퍼를 이용하여 Mae Rim지역에 있는 포시즌으로 이동하는 길은 생각보다는 멀었다. 위치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지역인듯, 운전기사분이 3번 정도는 내려서 길을 물어보셨던 듯 하다. 그러므로 호텔에 미리 연락하여 가능하면 태국어로 된 안내문이나 지도를 받을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치앙마이 지도에 별도로 Mae Rim지역이 나와있기는 하나, 관광객들이 보는 지도는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으니까 별로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2. 객실




파빌리온은 가든뷰, 마운틴뷰, 라이스필드뷰의 삼등급으로 나눠져있는데 뒤로 갈 수록 비싸다. 우리는 가든뷰에 묵었는데, Trip Advisor에서 봤던 리뷰중에 전반적으로 객실이 어두우니 윗층(모든 파빌리온이 2층 건물이고 위 아래 객실이 따로 있다. 각각 살라도 있고)을 달라고 하라는 말이 있어서 체크인 할때 요청을 했더니, 미리 요청을 했어야 한다고 약간 곤란한 얼굴을 한다. 흑흑. 알고 보니까 중국, 일본의 황금 연휴인데다가 싱가폴의 한 회사에서 단체로 와서 객실이 거의 만원이란다. 그래도 어떻게 안되겠냐는 얼굴로 앉아있었더니 일단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한다. 우후후, 그럼 그렇지. 좀 기다리고 있으니까 2층에 있는 객실을 수배해 주었다. 의기양양하긴 하였지만, 지내본 바로는 2층도 별로 밝지는 않다.--;; 낮에 창문의 커튼을 다 젖혀도 그리 밝다는 생각이 안드는 정도. 그래도 1층보다는 나을 것이다.




방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메인 베드룸과, 세면대와 옷장이 있는 공간, 그리고 마지막에 욕조가 있고 양 옆으로 화장실과 샤워실이 각각 독립 공간으로 있다. 욕조 뒷편 창으로 살짝 버기 모습이 보일 때가 있기는 하지만 식물들이 꽤 빽빽하니 들여다보일 걱정은 별로 없을 것이다. 턴다운 할 때 셰이드를 내려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오른쪽으로는 침실, 왼쪽으로는 욕실. 각이 안나와서 옷장에 들어갔다. in the closet!)

(비누, bath salt와 foam, 스폰지 - 천연 수세미로 만든 이녀석은 집에 가져와서 잘 쓰고 있다^^)

비품들은 고급스러웠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우스키핑에 부탁하면 가져다 준다. 도대체 뭐에 물렸는지(마사지 받을 때였던듯) 장난이 아니게 부어오른 다리 때문에 혹시 호랑이 연고나 뭐 그런거 있냐고 문의했더니 다른 연고를 보내줬는데 이게 성능이 좋아서(전혀 화하진 않았지만...) 그 이후 여행 내내, 그리고 현재도 고맙게 잘 사용하고 있다. 물은 500ml 4병과 커피나 차를 끓여마실 수 있도록 1.5리터짜리 한병이 비치되어 있었다.
방에 들어오면 바로 오른쪽에 미니바가 있고 왼쪽 벽에 있는 문으로 나가면 밖에는 살라가 있는데, 저녁이 되면 턴다운 할 때 살라에 모기향을 피워 준다.




문으로 나가면 살라가 있다.



(살라에서 본 전망)
그 전에 묵었던 체디의 객실이 아주 심플하고 모던하고 젊다면, 포시즌의 객실은 좀 더 전통적이고 어른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점잖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람 취향 나름일 듯 하다. 호텔마다 느끼는 거지만 조명을 조금만 더 밝게 하면 안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방에서 분위기만 잡거나 잠만 자는건 아니란 말이다! ^^;;;
3. 리조트
처음 도착하여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약간 어리버리한 얼굴을 하거나, 직접 물어보면 예쁘고도(!!) 상냥한 호텔리어들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로비의 장식 등)

(컨시어지 쪽. 마님 뒷통수 출연)

로비 가까이에는 식당 Sala Mae Rim과 라이브러리가 있다. Sala Mae Rim은 조식이 차려지는 곳이며, 메인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식당에 대해서는 뒤에 더 자세하게 얘기하기로 하자.
라이브러리에는 책과 잡지들이 비치되어 있고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인터넷은 짐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데, 짐에 있는 컴에는 10분간 무료라고 붙어있었다.(하지만 사람이 없다면 10분 이상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우리의 추측이긴 했다.) 에어컨 빵빵한 라이브러리에서 조용히 국내 프로야구 경기 결과를 보고 있자니 약간 ‘이거야 말로 피서’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씨디나 영화 디비디는 라이브러리가 아닌 컨시어지에서 빌려야 하는데, 리스트를 보고 고르면 뒷편에서 가져다 준다. 셀렉션은 무난한 수준이란 생각이다. 객실에도 한두장의 씨디와 디비디가 비치되어 있었다.(필 콜린스 씨디와 그 외, 맨 인 블랙 디비디가 있었다.)

(야구 경기 결과 검색중...)

짐에는 키즈 클럽이 있는데 넓지는 않지만 인형들, 볼풀이 있었다. 안내해 준 직원의 말에 따르면 전통 우산, 공예품 만들기등의 액티비티가 있다고 한다. 가족중 어린이가 없기도 하고, 리조트 내에서도 아이를 본 것은 수영장에서 정도라서 어린이를 데려오는 가족에게 얼마나 친화적일지는 가늠하지 못하겠다.
짐 내부의 락커룸 모습. 아주 깔끔하다.



세면대와 비품들.


이것은 사우나.


사우나는 수영장쪽으로 나가면 다른 건물에도 있다. 일반 사용은 무료이고, 허브나 아로마쎄라피로 이용하는 것은 따로 돈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