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식당
일단 시내와 좀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우리의 경우 이곳에서 2박하는 동안에는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졸린곰의 여행자로서의 치명적인 단점이 차를 잘 못탄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담이 되어도 어쩔 수가 없었다.) 가격이 비싸므로 원한다면 셔틀버스를 타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올 수도 있다. 셔틀 스케줄은 다음과 같으며, 치앙마이 시내에서는 D2호텔 앞에 내려준다. 나이트 바자와 가까운 곳이다.
리조트에서 출발 : 09:00 / 11:00 / 14:00 / 16:30 / 19:30
시내에서의 출발 : 11:45 / 14:45 / 17:15 / 20:15 / 22:30
Sala Mae Rim이 포시즌의 메인 식당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며, 아침에 조식 식당으로 사용 된다. 타이 음식이 주 메뉴이고 웨스턴 메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식은 부페식으로 부페에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이 있고, 오믈렛과 국수를 만들어 주는 부스가 있다. 뭔가 설명이 부실하지 않은가? 부페가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에 그닥 잘 먹지 못한 나의 설명도 덩달아 부실해진것이다.(배고픈 자에게 일을 시키지 말라) 사실 영~ 꽝이었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데, 내가 기대한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일식 메뉴는 영... 짐바란 포시즌은 a la carte였는데 상당히 다양한 메뉴의 맛있는 식사여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단 말이다, 흑흑. 아침 부페로는 재작년에 갔던 코사무이 에바손 아침 부페가 참 좋았었는데 그 정도는 ‘당연히’될 줄 알았다. 그러나 맛도 서비스도 그에 미치지 못하더라. 워낙 사람이 많아서 였을까? (포시즌 로비가 그렇게 붐빌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무튼 실망 실망. 그래서인지 찾아보니 사진도 몇 장 없다. 반면 그 곳에서 보는 전경은 훌륭하기에 꽤 많은 사진이... 정말 요즘 많이 쓰는 말로 ‘안습’이다.T-T
(아참. 커피는 주문하면 원하는 대로 준다. 카푸치노였던가 저 녀석은.)
BUT,
저녁 식사때의 Sala Mae Rim은 조식때와는 다르게 정중한 서비스를 갖추고 맛있는 식사를 내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도착한 날 오후에 식당에 들러서 재오픈 시간인 6시로 예약을 해 놓고 리조트 한바퀴를 돌아본 후 다시 돌아왔다. 이제 해가 지는 시간, 노을을 볼 수 있도록 발코니 쪽으로 예약을 했기에 앞 쪽에 앉을 수 있었다. 날씨도 덥고 노을이라지만 해가 질때까지는 햇빛도 강하고 모기도 두렵고 하여 실내로 들어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살짝 구름이 있어서 제대로 된 선셋은 보지 못했다.
세팅 한장 찍고 시작하자. 어두워지면 촛불을 켜 준다.
저녁 식사 메뉴는 태국 북부식 카레와
새우를 넣은 야채 볶음,
그리고 생선+야채 요리였다.
추천을 받아서 먹어본 북부식 카레는 약간 맛을 순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약간 신맛이 있긴 했지만 갈비찜 비슷하다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약간 달달한 것이 밥을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밥은 큰 그릇에 가져와서 덜어주며 백미밥과 흑미밥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중에 필요하면 더 달라고 해도 된다. 우리는 더 달라고 해서 카레에 싹싹 비벼서 먹었는데 몸에는 흑미밥이 더 좋을지 모르나 밥을 비벼먹으려면 무조건 백미를 먹어야 한다에 한표를 아낌없이 던지련다.
아참, 정확하게 어느 요리에 같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돼지 껍질 바삭하게 튀긴 것이 함께 나왔는데 이게 또 별미더라. 고소한 맛. 서울에서는 절대 안 먹는 돼지 껍데기를 태국에서는 맛나게 먹었다.^^
새우를 넣은 야채볶음은 새우를 야채와 함께 굴소스 같은 것에 볶은 것으로 짭짤한 맛이었는데 서울에서도 해먹을 수 있을법한 가정식 요리였으며(무난했다는 의미), 생선 튀김과 야채요리는 싫어하는 생강채가 아주 많이 들어있어서 대략... 좌절했다.
태국 요리를 잘 모르는지라 담당 서버와 의논을 좀 해서 추천을 받았는데 성공적이었다는 생각. 피차 짧은 영어라도 최대한 잘 설명해주니까 특별히 꼭 먹고 싶은게 없다면 추천 받아서 식사를 고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코리앤더를 빼달라고 주문을 하고 나니 나중에 담당 서버가 지나가면서 그냥 싫어하는 건지 아님 알러지나 그런게 있는건지도 묻고 간다. 아마 알러지 같은게 있다고 하면 나중 식사에도 알아서 반영해주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착서비스면에서는 어디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아침은 슬펐지만 저녁은 훌륭했던 Sala Mae Rim이었다. 아참. 로컬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둘이 배불리 먹은 저녁이 3만원 정도라 가격도 나쁜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다음날 먹은 점심이 더 비쌌다 --;)
자, 다음은 테라스.
포시즌 치앙마이에는 풀사이드 메뉴가 없다. 풀 입구쪽의 소파 자리나 그 옆 쪽의 테라스 레스토랑에 가서 먹어야 한다. 풀 주변이 흘린 음식 등으로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음료만 마시는 경우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호텔에 쳐박히게 되는 경우(어쩐지 과격하게 들린다), 조식을 좀 천천히 먹고 점심은 풀 사이드에서 아주 간단히, 그리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 편인데 이날은 살짝 예외여서 안티파스토와 피자를 먹었다. 안티파스토에는 작은 사이즈의 가스파쵸와 문어를 곁들인 샐러드가 나오는데. 발리의 ‘롤라’에서 먹었던 가스파쵸만큼 시원하고 맛있는 걸 다시 먹게될줄이야. 지금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인다. 양이 적은게 좀 아쉽긴 하다. 사진의 저 토마토 소스 같아 보이는 것이 스프인지라 홀라당 마시면 끝이다.--;;
(이미 먹기 시작한 후라 조금 어지럽힌 상태)
피자는 괜찮은 정도였으나 샐러드와 함께 나오는 빵들은 모두 매우 맛있다. 베이커리 제품들이 맛있는 식당들이 확실히 좋은 식당이라는 걸 다시 확인 한다. 이걸 열심히 먹은 탓에 쿠킹 스쿨에서 만든 맛있는 음식들을 남기게 되는 슬픈 결과가 생기고야 말았으니... 맛있어도 시간이 애매하다면 적당히 먹자라는 교훈을 되새겨 보자. 흑흑.
6. 서비스와 결론.
우리가 포시즌과 사랑에 빠진 것은 아마 서비스 때문이었을 것이다. 치앙마이에서도 그런 점에서는 별로 다를게 없었던 것 같다. “...를 어떻게 가야 되나요?”라고 물어본 우리에게 리조트 전체를 돌아보며 구경시켜 줬던 상냥한 목소리의 직원분. 사진 찍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체육관 같은 경우 다른 손님들 불편하게 할까봐 머뭇머뭇하면 먼저 들어가서 살펴봐주고 그랬다. 다음날 만나서는 전날 저녁식사(예약을 그 분이 해줬기에) 어땠었는지도 물어주고.
싱가폴에서 온 단체손님덕에 일치감치 마감된 쿠킹 클래스를 간단 버전이지만 오후에 1:1로 할 수 있게 알아봐 주고 요리해 볼 메뉴도 함께 골라준 컨시어지.
룸 클리닝 서비스 이후에 읽고 있던 책에 예쁘게 꽂혀있는 책갈피.
풀 사이드에서 손님들 선글라스를 닦아주는 서비스. 이건 정말 어디서도 못 본 서비스다.
마땅한 형용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좀 길게 하자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라고 부르면 맞을 것 같다. 발리에서나 치앙마이에서나 참으로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정중하면서도 적당히 유쾌하게 손님을 대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몇군데 호텔에서 묵을때나 식사할 때 너무 자부심이 강한것인지 도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스텝들을 본지라 더 비교가 된다. 물론 이 호텔은 돈값은 해줘야 하는 호텔인거 맞고 이렇게 안해주면 욕 먹어야 되는 것도 맞다. 근데 다녀보니까 돈 내도 이렇게 못해주는(안해주는?) 곳이 있더라. 그게 비슷한 급이라면 아마 우리가 언제나 포시즌을 고를 이유이다. 언젠가 또 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또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의 소득 증가폭보다 큰 요금 인상폭이 계속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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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2006/05/30
이리 가심을 촉촉히 적시는 감동적인 리뷰라니...
"사계장을 추천해 준 지인들"로서 '포시즌이 내꺼'는 아닌데... 여튼 우선은 뿌듯하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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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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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건 뿌듯한 거구...
이렇게 작정(!)하고 작성(!)한 리뷰... 목적 달성했다 마님께 전해주구료.
구석구석 눈을 맑게 해주고 배를 아프게 하는 멀티 플레이를 보여주는 사진들과
'아니 대체 이런 곳들까지 어떻게 사진기를 가져갈 수 있었단 말인가?'라는 의문을 풀어준
세심한 배려의 사계장 스탭들 이야기까지... 모다 감동을 얹은 강력한 염장으로 다가오오!!!
리틀윙님이 건네준 사계장의 책자는 이에비함 '동네 분식점 찌라시'였소. *털푸덕*
아아, 외로울사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대체 언제 사계장에 투숙할꼬... ToT
ps. 죄다 공감 백배의 리뷰였으나 특히 마지막 단락은 고개를 백만번쯤 끄덕이며 읽었다오. d(-.ㅡ)
Tulip 2006/05/30
모처럼 멋진 리뷰군요. 언제나 마님 글 좋아요. ^^
사진 정말 감동스러웠고 음식 소개도 침흘리며 읽었는데
저도 역시 마지막 단락에서 끄덕끄덕하게 되네요.
진정한 의미에서의 배려란, '이 집에 온 손님이니까 차 정도는 내야지' 하는
느낌이 아니라 '목마르지 않아? 물 콜라 쥬스 있는데 뭐 마실래?' 하는 식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진심으로 마음을 쓰는 것이겠지요.
친밀한 사이에서도 힘들고 돈내고 사는 서비스에서는 더더욱 힘든 고난이도 접객인데
그런 걸 느끼신 듯 하여 매우 부럽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꼭 가보고 말테여요. -_ㅜ
앨리스 2006/05/31
간만에 들렸더니 마님의 치앙마이 후기가~ +_+
잘 읽고 갑니다. (저것이 바로 자토이치의 농부들;;)
사진.. 훌륭하여요..-_ㅠ 역시 대세는 DSLR 이란 말인가;;;
내세에는 사계장의 물소로 태어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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