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옛날에 한 쌍의 남녀가 살았다. 그들이 혼인을 하고 남방의 발리(發里)로 신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신랑의 지인들이 신랑에게 ‘그곳의 사계장(四季場)이 일품이라 하니 묵어보시오’라고 추천을 해 주었다. 신랑과 신부는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한 리추 갈돈(梨秋 渴豚)장에 먼저 묵게 되었는데 리주 갈돈장에서 두 사람의 금침을 각각 주는 바람에 마음이 상하였다. (신랑이 특히 그랬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리추 갈돈장은 아름다운 곳이라 두 사람은 서로 “우리가 이곳을 떠나 사계장에 간들 마음이 기쁘오리까?”라고 말하며 떠나기를 아쉬워하였다. 허나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법. 사계장에서 묵을 별채에 들어선 그들은 별채의 규모와 꾸밈에 감탄하였다. 거기에다 이제껏 받아본 적 없는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되니 사계장에서 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시중 수준이 가히 놀랄만하였다. 부부는 훗날 사계장을 다시 찾자는 굳은 약조을 남기고 돌아오게 되었다. 허나 사계장의 가격이 낮지 않아 그들 부부의 형편에 다시 그 곳에 갈 수 있을지를 기약할 수 없었으니, 슬프다 아니할 수 없었다. 이 애닲은 마음을 그들은 ‘사계장 짝사랑’이라 불렀다.
일찌기 체디에서 3일간 묵기로 결정이 난 후 다음에 2박할 숙소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았다. 치앙마이 정보가 별로 없었고, 보통 뒤에 더 좋은 숙소를 두는데 체디보다 좋은 숙소면서 가격이 착한... 이런 말도 안되는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곳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틀윙님과 나는 하루종일 바닷가에서...가 아니라 시간 나는 대로 인터넷에서 숙소 서핑을 했고 막판에 아쿠아 게시판에 리뷰가 있는 벨빌라와 신생 풀빌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원래도 자주 들어가 보던 포시즌 홈피에서 랑카위, 치앙마이등의 객실 가격이 상당히 인상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논리를 번개처럼 머리속에 전개하게 된다:
‘우리의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포시즌의 가격 인상 속도가 빠르니(--;) 지금 가는게 이익이다.’
논리의 진위야 어쨌든간에 우리는 후닥닥 호텔패스를 이용하여 포시즌 예약을 마쳤으며 그저 기뻤다. :)
자, 이제 진지 모드로.
1. 호텔로 들어가기
스파의 트랜스퍼를 이용하여 Mae Rim지역에 있는 포시즌으로 이동하는 길은 생각보다는 멀었다. 위치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지역인듯, 운전기사분이 3번 정도는 내려서 길을 물어보셨던 듯 하다. 그러므로 호텔에 미리 연락하여 가능하면 태국어로 된 안내문이나 지도를 받을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치앙마이 지도에 별도로 Mae Rim지역이 나와있기는 하나, 관광객들이 보는 지도는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으니까 별로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2. 객실
파빌리온은 가든뷰, 마운틴뷰, 라이스필드뷰의 삼등급으로 나눠져있는데 뒤로 갈 수록 비싸다. 우리는 가든뷰에 묵었는데, Trip Advisor에서 봤던 리뷰중에 전반적으로 객실이 어두우니 윗층(모든 파빌리온이 2층 건물이고 위 아래 객실이 따로 있다. 각각 살라도 있고)을 달라고 하라는 말이 있어서 체크인 할때 요청을 했더니, 미리 요청을 했어야 한다고 약간 곤란한 얼굴을 한다. 흑흑. 알고 보니까 중국, 일본의 황금 연휴인데다가 싱가폴의 한 회사에서 단체로 와서 객실이 거의 만원이란다. 그래도 어떻게 안되겠냐는 얼굴로 앉아있었더니 일단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한다. 우후후, 그럼 그렇지. 좀 기다리고 있으니까 2층에 있는 객실을 수배해 주었다. 의기양양하긴 하였지만, 지내본 바로는 2층도 별로 밝지는 않다.--;; 낮에 창문의 커튼을 다 젖혀도 그리 밝다는 생각이 안드는 정도. 그래도 1층보다는 나을 것이다.
방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메인 베드룸과, 세면대와 옷장이 있는 공간, 그리고 마지막에 욕조가 있고 양 옆으로 화장실과 샤워실이 각각 독립 공간으로 있다. 욕조 뒷편 창으로 살짝 버기 모습이 보일 때가 있기는 하지만 식물들이 꽤 빽빽하니 들여다보일 걱정은 별로 없을 것이다. 턴다운 할 때 셰이드를 내려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오른쪽으로는 침실, 왼쪽으로는 욕실. 각이 안나와서 옷장에 들어갔다. in the closet!)
(비누, bath salt와 foam, 스폰지 - 천연 수세미로 만든 이녀석은 집에 가져와서 잘 쓰고 있다^^)
비품들은 고급스러웠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우스키핑에 부탁하면 가져다 준다. 도대체 뭐에 물렸는지(마사지 받을 때였던듯) 장난이 아니게 부어오른 다리 때문에 혹시 호랑이 연고나 뭐 그런거 있냐고 문의했더니 다른 연고를 보내줬는데 이게 성능이 좋아서(전혀 화하진 않았지만...) 그 이후 여행 내내, 그리고 현재도 고맙게 잘 사용하고 있다. 물은 500ml 4병과 커피나 차를 끓여마실 수 있도록 1.5리터짜리 한병이 비치되어 있었다.
방에 들어오면 바로 오른쪽에 미니바가 있고 왼쪽 벽에 있는 문으로 나가면 밖에는 살라가 있는데, 저녁이 되면 턴다운 할 때 살라에 모기향을 피워 준다.
문으로 나가면 살라가 있다.
(살라에서 본 전망)
그 전에 묵었던 체디의 객실이 아주 심플하고 모던하고 젊다면, 포시즌의 객실은 좀 더 전통적이고 어른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점잖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람 취향 나름일 듯 하다. 호텔마다 느끼는 거지만 조명을 조금만 더 밝게 하면 안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방에서 분위기만 잡거나 잠만 자는건 아니란 말이다! ^^;;;
3. 리조트
처음 도착하여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약간 어리버리한 얼굴을 하거나, 직접 물어보면 예쁘고도(!!) 상냥한 호텔리어들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로비의 장식 등)
(컨시어지 쪽. 마님 뒷통수 출연)
로비 가까이에는 식당 Sala Mae Rim과 라이브러리가 있다. Sala Mae Rim은 조식이 차려지는 곳이며, 메인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식당에 대해서는 뒤에 더 자세하게 얘기하기로 하자.
라이브러리에는 책과 잡지들이 비치되어 있고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인터넷은 짐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데, 짐에 있는 컴에는 10분간 무료라고 붙어있었다.(하지만 사람이 없다면 10분 이상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우리의 추측이긴 했다.) 에어컨 빵빵한 라이브러리에서 조용히 국내 프로야구 경기 결과를 보고 있자니 약간 ‘이거야 말로 피서’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씨디나 영화 디비디는 라이브러리가 아닌 컨시어지에서 빌려야 하는데, 리스트를 보고 고르면 뒷편에서 가져다 준다. 셀렉션은 무난한 수준이란 생각이다. 객실에도 한두장의 씨디와 디비디가 비치되어 있었다.(필 콜린스 씨디와 그 외, 맨 인 블랙 디비디가 있었다.)
(야구 경기 결과 검색중...)
짐에는 키즈 클럽이 있는데 넓지는 않지만 인형들, 볼풀이 있었다. 안내해 준 직원의 말에 따르면 전통 우산, 공예품 만들기등의 액티비티가 있다고 한다. 가족중 어린이가 없기도 하고, 리조트 내에서도 아이를 본 것은 수영장에서 정도라서 어린이를 데려오는 가족에게 얼마나 친화적일지는 가늠하지 못하겠다.
짐 내부의 락커룸 모습. 아주 깔끔하다.
세면대와 비품들.
이것은 사우나.
사우나는 수영장쪽으로 나가면 다른 건물에도 있다. 일반 사용은 무료이고, 허브나 아로마쎄라피로 이용하는 것은 따로 돈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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