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9일 월요일

알릴라 수리 (4/4)

액티비티나 데이트립 등은 비싸서 해 보지는 못했고, 저 혼자 스파 가서 발리니스 마사지 한 번 받았습니다. 75분에 80만++이라는 손떨리는 금액이지만 집에 가기 전날인데 마사지 한 번 더 못받으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T-T (그리고 리뷰 쓸거라는 명목도 있고요.)


스파는 완전히 검은색으로 꾸며져 있고요, 앞에 리셉션을 거쳐 들어가면 아래 사진처럼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여기서 마사지 오일을 골랐어요.






마사지 룸 내부 사진은 없어욤.^^; 저도 릴랙스~하러 간 것이라.. 게다가 완전히 검은색으로 꾸며져 있고 조명도 최소로 되어 있어 따로 조명을 하지 않으면 내부 사진을 찍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룸 내부에 같이 있습니다. 이것도 온통 검은색인데.. 한 가지 걱정됐던게 샤워실도 그렇고 밖의 바닥도 좀 미끄러운 편이라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져서 다칠 수도 있겠더라구요.(소송이 두렵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읍죠. 흐흐)



실내 온도는 처음에 적정하게 맞춰줍니다. 저는 냉방이나 선풍기 바람 없이 마사지 받는 게 더 나아서 최소한으로 해놓고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마사지 솜씨는… 그 가격에 안 좋으면 고객들이 얼마나 화를 내겠습니까. 잘 합니다.^^



하지만 마사지가 끝나고 나서 마지막에 티를 마시는 시간이 있는데, 알릴라 스파 제품을 구경시켜 주면서 이것 저것 발라보고 사라고 하는 게 옥에 티였습니다. 좀 세련되게 동선을 자연스럽게 샵으로 이어지게 한다던가… 이런 식이라면 나쁘지 않은데 저는 뭐 하고 나서 물건 사라고 하는 거에 경기 일으키는 인간이라 이렇게 되면 살 것도 안 사는 결과가... 어쨌든 마사지 오일, 바디 로션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어요. 테스트 해 보실 수 있습니다.



아참, 베이비시터도 고용할 수 있는데 한 시간에 10불이라 얘기하더군요. 그러면서 버틀러가 자기가 봐 줄 수도 있다고 말하더라구요.(확인은 안해봤는데 이렇게 해도 유료겠죠 아마?) 하지만 곰곰이는 낯선 사람한테 절대 안가는 성격이라 그냥 삼돌군이 보고 저 혼자 스파 다녀왔습니다.^^;



검은 해변 앞의 바다는 들어가서 수영하는 게 금지예요. 이상하게 메인풀에 나와서 수영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다들 해변에서 선탠을 하거나 빌라 수영장을 이용하더라구요. 조식당을 보면 사람이 없는 건 아닌데 낮에는 리조트가 대단히 조용하게 느껴졌습니다.



인피니티 풀인 메인풀과 그 위의 로비 모습입니다.



조금 당겨서 찍어본 컷.




처음 숙소였던 바투 카랑은 가파른 언덕길에 버기가 다니는 곳이라 애를 풀어 놓을 수가 없었고, 네파타리에서는 빌라 문 안에서만 거의 지냈는데(수영장에 돌 던져넣는 재미로 살더군요.. 엄마 아빠가 그거 건지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으니 아이에겐 참 좋더군요. 비록 마지막 날 식당 앞에서 넘어져서 얼굴에 상처는 좀 났지만요.



5월 하순이라 더운 날씨였지만 흐리거나 늦은 오후가 되면 서서히 해변을 따라 걸어갈만한 용기가 생기죠. 리조트의 거의 끝 쪽까지 가면 투베드 이상일 것 같아 보이는 큰 빌라들이 있고, 아직 공사하는 빌라들도 있었습니다. 해변을 따라 승마하는 사람들도 지나가고, 로컬들도 나와서 물놀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아이가 해변을 따라 자꾸자꾸 걸어가고만 싶어해서 돌이켜 돌아오게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사진은 휴대전화로 찍은 거라 화질이 좀 떨어지지만 이때 찍은 사진들이 마음에 들어 넣어 봅니다..






검은 해변의 녹색 식물들.. 그 사이로 빨간 옷을 입은 애가 달려갑니다. 보색 대비라 잃어버릴 염려도 없네요. 하하하. 행복한 오후였습니다.



삼돌군은 알릴라 수리를 평하며 ‘놈들은 우리의 주머니를 털 준비를 마쳤다..’라고 말했습니다.^^ 네. 좋은 숙소이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레스토랑이며 괜찮은 스파(제 취향상 껄끄러웠던 부분은 빼고)이니까요. 거기에 ‘더 좋은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결심이 더해지니 초심만 유지한다면 괜찮은 고급 리조트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콕 틀어박혀서 그들에게 좀 털려주는 것도, 혹은 좀 더 부드럽게 말해 리조트와 그 안의 서비스를 즐기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물론 주변이 논과 밭만 있는 곳이라서 선택이 적은 이유도 있겠지만요.





사족: 이 글을 쓰기 시작한지가 벌써 두 주쯤 된 것 같은데 탄력을 못 받고 계속 정체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리 결혼했어요’의 재방송을 보니 조권과 가인이 낯 익은 로비로 걸어 들어가서 우리 사진 속에 있는 것과 똑같은 방에 투숙하더군요. 좀만 더 일찍 쓸걸…이란 후회를 조금 했습니다. 어쩐지 방송에 나와서 갔다 온 사람처럼 보이면 싫잖아요. 하하하.^^ (검색해보니 촬영은 저희보다 일찍 가긴 갔군요. -.-) 발리는 저희에겐 꼭 이런 곳인 듯 합니다. 신혼여행지 정하고 나서 ‘발리에서 생긴 일’이 히트 치는 바람에 발리 간다는(& 갔다왔다는) 얘기만 하면 드라마 얘기를 들었었는데 말이죠.

알릴라 수리 (3/4)

빌라에서 로비와 식당들이 있는 쪽으로 가는 길 입니다.





조식당 Cotta의 모습입니다. 밖에 빵이나 치즈 등 몇 종류의 음식은 나와있지만 대부분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서 가져다 주는 시스템입니다. 사람 많을 때는 시간도 좀 걸리지만, 맛있습니다. 조식 포함이니 또 열심히 먹어야 해서(다이어트 따위!!!) 이것저것 시켜서 먹어봤지요.



훈제 연어와 야채.



아이스 카푸치노.



조식의 스테이크는 요만큼만 나옵니다. 하지만 고기는 훌륭해요. 다음날도 나올 줄 알고 꼭 다시 먹겠다 다짐했던 남편은 메뉴가 바뀌어 대실망을..^^;



수플레는 특기할 만한 맛은 아니었던 것 같구요.



프렌치 토스트도 좋았습니다.



후식으로 먹은 아이스크림. 아들에게는 “이거 아 매워~야.”라고 말하며 이걸 먹은 저는..



아침에 아이스크림 먹어서 햄볶았어요. 흐흐~ 그리고 워낙 아침을 잘 먹으니 점심은 빌라에서 간단하게 먹어도 저녁까지 버틸 만 하더라구요.



조식당 옥상에서 바라본 리조트 앞 바다의 모습.



마지막 날 Coast에서 다시 식사를 했습니다. 근데 한 가지 예상치 못했던 게 밤에 아웃도어 식당인데다가 습한 날씨라 벌레가 진짜 많더군요. 첫 날 도착했을 때는 낮이라 전혀 못봤거든요. 벌레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뒤쪽의 Cotta로 가시거나 인빌라 다이닝을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모기처럼 무는 벌레는 아니라고 해도, 테이블을 기어오르고 불빛을 따라 날아다니는 많은 곤충들의 모습은 식사하는 데 아주 유쾌한 풍경은 아니긴 하죠.



기다리는 동안 맛 보라고 소시지와 에다마메 빈이 나왔습니다. 아이가 잘 먹는다고 맛있다고 말하니 더 줬구요.




매콤달콤한 소스에 튼실한 새우살을 찍어 먹은 건 저였고..



남편은 발리식으로 구운 스내퍼를 먹었지요. 담백하니 아이 먹이기도 좋더군요.



둘 다 샐러드가 딸려 나와서 굳이 따로 시킬 필요 없었어요.



디저트로는 망고 소르베를 먹었어요. 느끼한 음식을 먹고 나면 이렇게 상큼한 것이 좋죠.



맥주와 주스등을 포함해서 80만 루피 조금 넘었습니다.

여기에 GM이 나와서(그때는 그럴거라고 생각만 했는데 이름을 확인해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식당 손님들과 얘기를 주고 받는데, 곰곰이를 보고 바로 영어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하더군요. 자기 아이 얘기도 하고(부모들은 이런 공통 화제가 있어 편한 것 같아요 – 아이 데리고 놀러 다니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하하), 또 자기한테 색칠공부 책이 있으니 원하면 보내준다고 하면서 식사 중에 두 세 번 와서 얘기를 하더니 저희가 식사 마치고 빌라에 들어갈 때 되니까 플래쉬 들고 직접 바래다 주었습니다. 빌라로는 이미 색칠공부책이 와있었고요.(새 건 아니었어요.) 조식당에서도 그 분이 나와서 손님들과 농담하고 오늘은 뭐 할거냐, 어제는 뭐 했냐 그런 얘기들을 주고받는 걸 봤지요. 개인 소유의 리조트가 아닌 경우에 GM을 실제로 만났던 경우는 코사무이 에바손에 이어 두 번째라고 기억되는데, 에바손도 오픈 초기였던 시절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변할 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모습은 손님들에게 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주며, 거대 리조트의 경험이 개인적인 친밀감으로 변하는 경험으로 인해 고객의 충성도 상승이나 좋은 입소문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릴라 수리 (2/4)

햇살이 찬란했던 다음 날 찍은 빌라의 외부 모습.




티비는 애플의 애플티비라서 들어있는 영화나 뮤비등을 골라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용 애니메이션도 있는데 저희 곰곰이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건 잘 안보는지라.. 아빠에게 DVD나, 스마트폰에 넣어 간 동영상을 틀어달라고 했지요. 그래서 저희는 그거 틀어주고 ‘오스틴 파워스’ 조금 봤네요.



미니바는 이용을 안했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걸 여러 번 물어보더니 – 리조트 사람들한테서 쿠키 줄까?란 말을 몇 번 들었는데 저희는 아이한테 단 걸 아직 잘 안줘서요.. – 아이한테 과일이랑 우유 준다니까 우유를 넣어줬더군요. 이건 따로 비용을 받지 않았고, 얘기 하면 또 주더라구요. 혹시 아이를 위해 필요하시면 간식 뭐 좋아한다고 말하면 될 것 같아요.



욕실은.. 거실과 침실만큼 넓고.. 그러니까 저희 집 안방 정도 크기는 되는 것 같더라구요. 거울을 바라보고 오른쪽에는 짐 놓는 곳과 큰 장 두 개, 왼쪽에는 욕조가 있어요. 등 뒤편으로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구요.





전에 알릴라 울루와뚜 리뷰에서도 나온 것 같지만, 어메니티가 남녀별로 있습니다. 비누도 ‘for him,’ ‘for her’로 구분되어 있고, 샤워젤, 로션, 심지어 립밤까지 남녀 구분되어 있답니다. 그 외에도 쿨링젤이랑 선블록, 모기 퇴치제등이 들어 있어요.



물은 기본적으로 4-6병 정도 비치해 주던데 얘기하면 그냥 줍니다. (유리병도 있고 플라스틱 병도 있어요..)



요즘 리조트들의 유행 아이템인 네스프레소 머신이 있구요. 물론 캡슐 무료에 먹으면 담날 리필도..





식당은 조식당이자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Cotta, 그릴 위주의 Coast, 그리고 디저트와 차를 즐길 수 있는 Drift, 이렇게 세 군데가 있습니다.



처음 도착한 날 점심을 안 먹고 들어갔기 때문에 바로 식당으로 갔는데요, 별 생각없이 자리를 잡은게 Coast였습니다. (Cotta랑 붙어 있어서 거기 앉으려다가 바다 쪽으로 조금 더..라는 생각으로 갔더니 그냥 Coast로 넘어가 버렸….)


밖에서 본 모습.






옆 쪽에 야외 좌석도 있습니다.



일단 빵이 맛있는 식당은 기대해도 괜찮다..라는 게 평소의 제 지론인데, 역시 여기서도 맛있는 빵이 나왔어요.^^




아이를 위해 플라스틱 글라스를 주는 센스! 아기용 의자의 식탁도 널찍합니다.



남편은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크게 칭찬하더군요. 고기도 연하고 미디엄 레어로 부탁한 굽기도 적당.. 가니쉬도 맛있었구요. 그래서 다음날 아침 조식 때도 스테이크를 먹더라구요. 조식의 스테이크는 이것만큼 크진 않지만 한 점 얻어먹어 보니 그것도 맛있었어요.(하지만 조식 메뉴는 바뀌기 때문에 그 다음날 또 나오진 않아서 슬펐지요!!)




저는 엔젤헤어 파스타를 곁들인 관자요리.. 콜드 파스타인데 이것도 맛있었어요. 메인으로 하기엔 양은 좀 적은데 산뜻하게 입맛을 돋워주더군요.



곰곰이를 위해 주문한 치킨과 비프 사테.. 다른 메뉴에 비하면 평범했지만 고기 질은 좋다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주스도 주문했는데 색을 봐선 수박주스였던 것 같네요.





메뉴 중 하나에 간단한 샐러드도 함께 나와서 한끼 식사로는 충분했습니다. ++포함하여 70만 루피 정도 나왔어요.



첫날 저녁과 두째 날 점심은 인빌라 다이닝으로 먹었어요. 첫날은 곰곰이가 잠들어버려서 나갈 수가 없는 상태라.. 시킬 때만 해도 깨어 있던 애가 결국 잠들어서 침대에 눕히고 깰까봐 조심조심 먹었답니다.



세팅은 책상 위에 이렇게..



저희 둘은 미고랭과 치킨라이스를 먹었습니다. 밥그릇이 정말 탐나더라구요. 나중에 부띠끄 들어가 볼 시간만 있었어도 샀을지도…





빌라 내의 안내책자에 메뉴가 나와있긴 한데 그건 일부고요, 주문하면 대강 다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곰곰이 용으로 야채스프/볶음 같은 걸 해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해줬더라구요. 하지만 자는 바람에 저희가 그냥 해치웠…



그런데 주문하지 않은 수박이 따라왔습니다. 의아해 하면서 생각하다 보니 낮에 버틀러에게 아이가 수박을 좋아한다고 얘기했던 생각이 나더군요. 그러니까 아이를 위한 디저트로 준비 했던 수박이었죠. 그리고 미니바에 자기 전에 먹일 우유도 들어있었음은 물론이구요. 이걸 보면서 신생 리조트로서 자신들을 어떻게 포지셔닝 하고 싶은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전에 받았던 것 보다 ‘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겠지요. 이런 느낌은 마지막 날 Coast에 다시 식사하러 갔을 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두째 날은 아이용으로 간단한 야채볶음을 시켜서 저희는 가지고 간 컵라면과 누룽지를 먹었습니다. 해외여행 12일째쯤 되면 저런 게 먹고 싶어지는 걸 전에는 이해 못했었는데…. 이제는 십분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아하하~

알릴라 수리 (1/4)

시크한 무채색의 리조트가 검은 바닷가에 서 있다


저희에게 있어서 여행 전체 중 제일 즐거운 일을 하나 꼽는다면, 여행지를 선정하고 숙소를 정하는 겁니다. 가끔은 실제 여행보다도 저 과정이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준비할 때는 사는 게 너무 피곤하다 보니 저 재미있었던 일 조차 스트레스고, 시간을 뺏는 일이더군요. 이렇게 몇 개 안되던 삶의 즐거움 하나를 뺏긴 마님을 불쌍히 여긴 집의 삼돌군은 혼자 열심히 열심히 공부를 하여 몇 개의 숙소를 찾아옵니다. 그 중 하나가 알릴라 수리였지요.


사진만 딱 봐도 가격이 비쌀 거라는 건 한 눈에 알 수 있는지라 말리는 척..도 했습니다만 워낙 좋아 보이는 숙소라 혹했고, 홈페이지에 5월 말까지 하는 1+1 프로모션이 있어서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던 관계로 지는 척 하고 넘어갔습니다. 환불 불가, 로컬 커뮤니티에 자발적 기부를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조식만을 포함하는 요금이었습니다. 참고로 비교적 인기가 많은 알릴라 울루와뚜는 그 정도의 프로모션은 없더군요..^^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했고 저희가 중간에 휴가를 취소해야만 하는 일이 생겨 한번 취소 메일도 보냈다가(휴가 숙소 중 두 군데가 환불불가였던지라 엄청나게 큰 손실이 될 뻔 했었죠..^^;) 다시 갈 수 있게 되어 취소를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는데 언제나 빠르고 정중하게 응대 해 주었습니다.



휴가를 완전히 확정하여 컨펌 받고 결제용 카드 정보와 사인을 모두 보내고 나면 다음과 같은 링크에서 질문지에 답을 작성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개인 선호를 조사하여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라네요.







빌라의 청소 빈도나, 선호하는 음식 혹은 알레르기, 하고 싶은 액티비티 등등을 묻습니다. 가족이 가면 가족 모두가 하나씩 작성 해 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그냥 의논해서 두 사람 걸 다 적었다고 했더니 한 번만 하는 걸로 끝났어요. 선호에 대한 조사로서의 의의도 있겠지만 리조트에 어떤 즐길거리(스파라든가 유료로 하는 데이트립 등)가 있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객의 필요를 알고자 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이번에 동선이 렘봉안(바투 카랑)-우붓(네파타리)-타바난(알릴라 수리)여서 리조트로 가는 때는 네파타리의 차를 이용했습니다. 원래 네파타리 패키지에 공항까지의 리턴 트랜스퍼가 제공되는데 수리는 좀 먼 지역이라 추가로 비용을 지불했구요.(10-15불 정도였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네파타리의 친절한 알리 아저씨 차를 타고 가긴 했습니다만, 신생 리조트인데다가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곳에 혼자만 있는 곳이라 중간에 길을 잃는 바람에 거의 두 시간쯤 걸렸습니다. 잘못 든 길이 완전히 시골길이라 내내 덜컹대서 좀 힘들었고, 그 동네 사람들도 리조트가 어디있는지 몰라서 우왕좌왕… 수리쪽에서 온 컨펌 메일을 출력해갔는데 전화번호 하나도 안 적혀있지 뭡니까! 알리 아저씨가 친구한테 전화해서 알아보고 난리를 친 끝에야 겨우 겨우 맞는 길을 다시 찾아서 갈 수 있었죠. 나중에 공항으로의 픽업은 시아룰씨에게 받았는데 알리 아저씨 조언대로 미리 리조트에 말해서 연락번호랑 길 찾는 법을 시아룰씨에게 알렸습니다.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특히 전화번호가 필수!)



아참, 나중에 공항 갈 때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낮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크로보칸부터 정체가 시작이더군요. 꾸따 부근은 뭐 말할 것도 없구요. 1시간 정도로 예상했던 길(호텔 사람은 40분이라고 말했는데!)이었는데 두 배 걸렸습니다. 밤 비행기 타신다면 상황이 좀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유있게 나서시길 바래요.



천신만고 끝에 푸른 논 사이로 드디어 무채색 리조트가 모습을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리조트 들어갈 때 빠질 수 없는 차 검문이 있구요. 인상적이었던 건, 검문하는 분들이 우리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하더군요. 물론 헤메면서 건 전화 때문에 우리가 오고 있는 걸 알고 있었겠지만 검문검색하는 경비분들이 “미스터 앤 미세스 졸린곰”이라고 부르는 걸 들으니 세심한 부분을 신경썼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조트 입구입니다.



매니저와 인사를 나누고 로비를 지나갑니다.



그러고 나면 이런 풍경이 나타나지요. 갑자기 밝아지고 확 트이는 느낌이 참 좋더라구요. 무채석 석재로 지어진 리조트 앞으로 바다가 펼쳐져요.



그리고 들어가면서 담당 버틀러와 인사를 나누고, 그 버틀러가 방에서 체크인 서류를 작성하도록 도와줍니다. 몇 번 아이 이름을 묻는데 곰곰이 본명을 발리에서 얘기하면 사람들이 절대 못알아들어서 이 때 영어 이름도 원래 이름과 제일 비슷한 이름으로 골라 예명으로 붙여줬습니다.^^ 낮과 밤에 다른 분이 근무를 했는데 둘 다 씩씩하고 상냥한 여자 버틀러였고 아이를 무척 예뻐했어요. 하지만 저희 애가 워낙 낯을 가려서 이름만 불러도 고개를 획~돌리는 까닭에 좀 민망하더라구요.



체크인 할 때 물어보니 한국인은 많지 않지만 신혼부부들이 여행사 통해서 들어온다고 하던데 저희도 한 팀 봤어요. 버틀러 말로는 대부분 식사나 스파도 끼워서 패키지를 만들어 온다고 하더군요.(그리고 바쁘다고..^^) 사실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리조트 내에서 거의 해결한다 치면 여행사 패키지에 그런 걸 다 포함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방은 거의 무채색으로 꾸며져 있고 서향이라 좀 어둡습니다. 침대는 공주과는 아니지만 오히려 저희는 심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취향이라 좋았습니다. 침구는 뽀송하고 폭신했어요.



베이비콧도 놔주긴 했는데 사용은 안 했고 물건 두는 용도로만 사용했네요. 이와 함께 아이용 어메니티를 줍니다.(비누 샴푸 베이비 파우더 치약 칫솔 등..) 이번 여행에서 방콕 쉐라톤과 알릴라 수리에서 두 번 아이용 어메니티를 얻어서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장난감 인형도 주는데 다 가질 수는 없고 물어봐서 하나만 기념 삼아 가지고 왔어요.(저희 야구 응원팀 마스코트인 사자로..) 영어 동화책이랑 간단한 퍼즐 등도 갖고 놀 수 있도록 비치 해 두었습니다.



침실만한 거실에는 책상과 성인 남자도 잘 수 있을만큼 큰 소파(?)가 있습니다. 아들녀석이 여기서 딩굴딩굴 하면서 문화생활(^^;)을 즐겼죠.






거실 창만 바로 열고 나가면 풀입니다. 그냥 풍덩~ 하면 되구요. 풀 사이즈도 아들 데리고 놀기 괜찮아서 메인풀엔 한 번도 안나갔답니다. 서향이라 햇살이 안드는 게 날씨가 더우니 오히려 장점이 되더라구요. 리조트에서 준 공을 가지고 아이랑 풀에서 놀아봤습니다. 겁이 많아서 엄마한테서 안 떨어지는 관계로 내내 안고 왔다갔다 했어요.^^





풀 쪽이 아니라 옆 문을 열고 나가면 있는 나름의 테라스. 무채색에 오렌지색 쿠션으로 포인트를 준 게 참 예뻤습니다.(집을 이렇게 꾸며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