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6일 금요일

발리 신혼여행 후기 4 - 리츠 칼튼 2

4월 26일 밤 - 리츠 칼튼의 밤
여기저기 횃불 조명을 밝히기 시작하는 시간



짐바란의 낙조는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쳐가고 금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횃대에 불을 하나 둘 올리는 것을 보며 다시 리츠 칼튼 경내를 돌아 식당으로 갔다. 꽃과 태양으로 밝게 빛나던 리츠 칼튼의 밤은 횃불과 간접 조명들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어두워지자 이때부터의 사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



저녁 식사로는 다시 파디를 찾았다. 조식의 뷔페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그때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라면 역시 저녁에는 좀더 안정적이고 정중한 분위기가 된다. 한예로 저녁식사 시간에는 최소한 긴바지 정도는 갖추어야하는 드레스 코드가 적용되는 모양이다. 멋모르고 반바지에 샌들을 끌고 간 나였지만, 입구에서 서버가 정중하고도 친절하게 대처해주었다. 무어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지만 무늬가 프린팅된 긴 천으로 긴 치마처럼 둘러서 여며 주었는데, 그것이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의 딱 좋은 서비스였다. 그 치마는 꽤 마음에 들기도 했다. ^^
저녁 정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는 안타깝게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빈땅도 한병쯤 마셨고 마님과 내가 각각 메인 디쉬를 하나씩 했던 것 같다. 그다지 요란하게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그러나 별 생각없이, 전형적인 신혼여행 온 초보 부부의) 저녁을 먹는데 소요된 돈은 54만루피라고 계산서는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다시 우리의 "트윈 베드"로 돌아와서 리츠 칼튼에서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밤을 보냈다.

해프닝 한가지.
리츠 칼튼의 욕실에는 샴푸와 린스가 작은 도자기 병에 담겨져있다. 예쁘고 분위기도 있어보이지만, 나처럼 "무엇이든 떨어뜨리는 손"을 가진 사람은 극히 조심해야한다. 나는 샴푸하고 린스를 집다가 여지없이 떨어뜨려서 깨뜨리고 말았다. 도자기 병이 떨어져서 깨지자 소리도 크게 나고, 일단 마님이 많이 놀랬다. 깨진 조각 중 하나가 발등을 스치고 날아가며 슬쩍 살갖을 찢어놓았기 때문에 피까지 났다. --; 별로 아프진 않았지만 아무튼 수습하느라 사람을 부르고 약을 바르고 한동안 수선을 떨어야했다.
샤워실의 도자기 병은 미끄러우니 위험하다고 (내 손이 잘 떨어뜨리는 손이긴 하지만 쳇) 그쪽에 컴플레인 노트를 전달하고 오긴 했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면 다들 조심하시라. 뭐 발리산의 밴드와 빨간약을 구경하고 싶다면 해봐도 되긴 하겠지만...
4월 27일 - 리츠 칼튼을 떠나 포시즌으로
물론 파디에서의 아침 식사는 여전했다. 햇살이 비추자 다시 정원도 빛을 내기 시작했고... 리츠 칼튼의 정원을 보며 우리는 참 많이 아쉬워했었다.
"포시즌이 좋으면 얼마나 더 좋겠어. 여기가 이렇게 좋은데... (게다가 값도 세배야)"



리츠 칼튼 수영장의 아래층(이라고 부른다면)을 잘 돌아보면 이런 수족관도 있다 ^^
바닷가에 좀더 가까운 쪽으로 리츠 칼튼에서의 마지막 산책을 했다. 그쪽으로는 조그마한 교회 비슷한 것(무어냐고 누구한테 물어본 것은 아니니까)이 있었는데, 아마도 거기에서 발리식의 결혼식 이벤트 같은 것을 하지 싶었다.
리츠 칼튼의 정원 끝에서 접하는 바다



시간이 되어 체크 아웃을 하고, 우리를 다음 숙소로 데려다주기 위해서 여행사에서 온 가이드와 만났다. 서글서글하게 생긴 청년인데 처음 공항에서의 트랜스퍼에서부터 우리가 발리를 떠날 때까지 세번의 트랜스퍼를 모두 담당해주었다. (물론 기사분은 따로 있었다) 아주 유창하진 않았지만 꽤 의사소통이 되는 수준의 한국말을 했는데 덕분에 꽤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서울 사무소와의 약간의 찝찝함은 잊어버리기로 했다...만 역시 후기를 쓰자니 안잊고 한마디 쓰고 마는걸 보면 나도 참... 흐흐)
앞에서 밝힌 바 대로 우리는 리조트 밖에서 아무 것도 안한 셈이지만, 실제로는 리조트 간의 트랜스퍼때 잠시 꾸따에 나가긴 했다. 어찌될지 모르니 일단 환전도 좀 해야지 싶기도 했고 - 리츠 칼튼에서는 체크 아웃할 때 그냥 카드 결재를 했다 - 몇가지 기념품을 사기도 해야지 싶어서 가이드 청년에게 목각공예점과 믿을만한 환전소 안내를 부탁했다. 환율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럭저럭 멀쩡해보이는 환전소에서 몇다른 말썽없이 환전도 잘 했고, 편하게 구경하고 살 수 있는 기념품점도 잘 안내해주어서 여행사를 통한 덕을 좀 보았다.
물론 완전 자유여행과 여행사 패키지의 장단점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분명했고 어디까지가 여행사의 몫인지를 확실하게 설정해두었어서 필요한 만큼의 도움을 적절하게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두기도 했고 (리츠 칼튼의 조식 - 파디의 뷔페는 풍성하고 맛있다. 기억하자 ^^) 꾸따 시내로 나가니 리조트 안에 있던 것 보다 배는 더워서 입맛이 나지 않았다. 혹시 시내에서 식사를 할까 하는 생각도 아주 없지는 않았었지만 그쯤되니 그런 생각은 달아나고 어서 다시 우리의 본분인 리조트 게으름뱅이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드디어 포시즌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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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y  2004/08/06  
와, 마지막 사진의 하늘 색깔, 환상이네요! 




 SD럽  2004/08/07  
수족관도 이쁘지만, 그 안의 물고기들이 더 이쁘네요.
하늘 색깔도 너무 이쁘고..... 




 litlwing  2004/08/08   
마지막 사진은 마님께서 찍은 사진이어요 ^^
그리고 저는 포토샵 만지는 재주가 없어서 모든 사진들은 찍은 그대로에서 사이즈만 줄인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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