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0일 금요일

쉬어가는,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이야기

어제 저녁에 마님이 만들어주신 비빔밥을 잘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즈음에...
티비에서 와인 마시는 장면이 나왔는데,
"우리도 마실까?"에서 의기투합하다.
전에 사다놓고 아직 따지 않았던 와인 한병을 따고 ice모모님이 결혼선물로 주신 초특급 와인 글래스를 꺼내다. (사실 와인도 그쪽을 통해 싸게 사다)
예전에 연어-양상추쌈을 만들때 사서 남아있던 올리브를 조금 꺼내고, 마님께서는 좋아하시는 오징어를 꺼내다.
와인따개를 찾아 오픈하고 마님의 테이스팅...음 이번 와인은 저번 보다 좀 드라이하군... 괜찮군.
와인을 따라 마시며 인간극장, 올림픽 중계 등등을 보다. 프렌즈도 잠깐 보고, 이런 저런 채널 서핑...
최근에 피부염이 좀 있었어서 안그래도 술먹으면 얼굴이 붉어지는 삼돌군은 일찌감치 "고만 드셈" 처분에 취해지다. 절반쯤 남은 와인을 도로 코르크 마개를 막아둘까 했으나... 결국 마님이 다 드시다. ^^ 약간 취하시고 속이 거북하시다는 마님께 내일 아침에는 콩나물국을 끓여드리겠다고 약속을 하다.
아침...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자명종(사실은 핸드폰 알람)을 맞춰둔 대로 슬쩍 일어나서 콩나물국을 끓이다.
일단,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 몇마리를 다듬어서 넣어 끓이다. 한동안 팔팔 끓고 난뒤, 멸치 부스러기들을 건져내다. 그 사이 씻고 대충 콩껍데기를 골라낸 콩나물을 넣고 냄비 뚜껑을 닫는다.
곁들일만한 것으로 달걀찜을 시도하다.
웹에서 달걀찜의 레시피를 뒤지는데 대충은 알겠지만 뭐 뚝배기라고 할만한 것은 없고 찜을 할것도, 중탕을 하기도 애매하여, 그냥 "약한 불"에 승부를 걸기로 한다.
물을 조금 붓고 달걀 두개를 넣었는데 아무래도 너무 적어보여서 물을 조금 더 붓고 달걀 하나를 더 넣었다. 간을 위해서 새우젓국물을 조금 넣고, 냉장고에 호박이 있길래 얇게 썰어서 조금 넣었다. 전에 다듬어서 락앤락에 넣어둔 파를 꺼내어 잘게 썰어서 달걀푼데 넣고 그보다는 조금 크게 썰어서 끓고 있는 콩나물국에도 넣어준다.
콩나물국 얘기로 돌아간 김에 얘기하자면, 그 사이에 마늘 다진것과 소금간을 했다. 파가 마지막.
달걀 푼것에 이것저것 넣은 것을 잘 섞고 가스불을 최대한 약하게 하여 올려둔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아까 레시피를 찾던 피씨 앞으로 돌아와 웹질을 좀 한다. 밤새 아무도 방명록에 쓰고 간 사람이 없다. 쳇
7시반...
웹질을 하다 나와보니 달걀찜의 가장자리가 약간 눌었다. --; 아직 탄내까지는 안나니 먹을만은 할것 같다.
마님을 깨우고 상을 차린다.
냉정한 마님... 달걀찜을 한숟가락 뜨시고는 "계란 맛이네" 라고 한마디 하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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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ody  2004/08/22  
ㅋㅋㅋㅋ '모양이 예쁘게 안나왔다'던 달걀찜의 전모가 이거였군요. 불에 뭐 올려 놓고 절대 딴짓하면 안된다니까. 그나저나 피부염이 속히 가라앉으시길 기원합니다. 날도 더운데 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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