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투 카랑(Batu Karang) – 창 밖에 그 산이, 그 바다가.
렘봉안에 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렘봉안에 가게 되었죠. 인생이란 그런 것입니다.
렘봉안에 가기로 결정한 건 남편이 예쁜 바다를 보고싶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고려했던 멘장안에 갈 순 없었던 건 제가 차/배 등으로 장거리 이동 하는 걸 괴로워하기 때문이었구요. ‘꿩 대신 닭’일수도 있겠지만 닭은 닭 나름의 맛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1. 예약과 들어가기.
Weekend Sensation이라는 바투 카랑 자체 패키지를 이용했습니다. 746불에 스탠더드 더블 객실, 공항에서 픽업과(이건 왕복은 아님) 사누르-렘봉안 간의 왕복 패스트보트 트랜스퍼, 조식, 2인에게 1시간 스파와 40불 푸드 바우처가 포함이죠. 지금은 하이 시즌이라 가격이 더 올랐더군요. 트랜스퍼만 하더라도 거의 100불어치는 될 것 같으니 나름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합니다.(트랜스퍼 관련 글은 따로 썼으니 자세하게는 그쪽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공항에서 사누르가 40분 정도이고, 사누르에서는 날씨나 바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30분 정도 걸려 렘봉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항에 마중 나오신 기사분도 친절했고(나이가 좀 있으신 분인데 직원은 아니지만 바투 카랑의 호주인 오너와 오래 알고 지냈다고 하더군요. 영어도 잘 하시고), 배를 타고 배를 내리고 하는 과정도 배 타는 곳에서 리조트 직원이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를 다 해주니 어렵지 않습니다.
배 타기에 대해서는 전에 남긴 글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구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제티가 없으니 절대로 짧은 반바지를 입으시라는 겁니다. 저처럼 긴 바지가 다 젖은 채로 숙소에 들어갈 때까지 한 시간 이상 버티시지 않으려면..T-T
2. 객실 (스탠더드 더블/Mt. Agung Villa)
이름의 의미는 Batu가 rock, pebble이런 뜻이고 Karang은 yard를 의미한다네요. 돌이 많은 풍경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설명은 들었지만 발리 액센트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정확한 얘기를 이해하는 건 실패...
저희가 묵은 곳은 Mt. Agung Villa입니다. 원래 3 베드룸 빌라라 가족이 같이 묵거나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베드룸 각각을 빌려주기도 하나보더군요.(예약은 스탠더드 더블룸이라는 이름으로..) 빌라 자체는 3층 건물인데 1층이 나중에 영화상영관이 될 멀티미디어 룸 같은 거고, 2층에 베드룸이 2개 있는데 저희는 그 중 하나에 묵었습니다. 3층에 마스터 베드룸이 있나 보더라구요.
빌라 내부 사진을 거의 찍지 못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게 별로 없네요. 침대가 있는 침실과 소파가 있는 거실로 공간이 나뉘어있는데, 넓은 침실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좀 아쉬웠습니다.(차라리 통째로 하나인 걸 선호) 근데 생각해보니 가파른 언덕에 지어진 건물의 모양 상 가로로 긴 구조가 이해는 가더라구요. 또 아이를 재우고 티비라도 좀 보면서 노닥노닥 떠들기엔 문으로 침실과 거실이 나뉜 구조가 나쁘진 않았구요.
방은 소박합니다. 침실엔 침대와 책상, 서랍장, 옷장이 있어요. 흰색과 연한 갈색톤으로 모두 꾸며져 있습니다. 거실엔 소파랑 티비장 같은 서랍장이 있네요. 양쪽 방 모두에 티비가 있어서 나름 편했습니다.
욕실+화장실은 사진이 없어서 리조트 브로셔에 있는 사진을 스캔해봤습니다. 뭐, 프로페셔널하게 조명을 밝히고 찍었을 사진이라 상당히 밝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담과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좀 어둑어둑합니다. 샴푸 비누등은 제공되고 해바라기 샤워기랑 욕조에 일반 샤워기도 하나 있어서 아이 씻기기엔 괜찮았습니다.
Mt. Agung Villa의 가장 큰 장점은 전망입니다. 전체 리조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죠.
창문 안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조금 답답하죠?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볼까요?
짜잔..
렘봉안에 오느라고 쓴 돈과 시간과 수고가 아깝지 않아지는 순간..
개인적으로는 바닷가 숙소를 아주 선호하진 않습니다. 제가 수해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물소리를 계속 들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산란해지거든요.--; 하지만 여기서는 행복한 마음으로 바다를 맘껏 바라봐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먼 곳의 구름이 걷히고 나면, 그림자처럼 은은하게 보이는 아궁산의 모습이 정말 좋더군요. 수묵화 같다고나 할까요.
산과 바다의 모습은 시시각각 바뀌고, 아무리 봐도 질림이 없었습니다.
이 모습들을 다시 보기 위해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요즘도 가끔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랩니다.
하지만 현실은… 몇 년내로 다시 발리 가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거..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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