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리 음식의 신과 대화.
(사진은 없어요.^^)
- 이부오카에서
졸린곰: 사람 많네요. 그것도 동네 사람들이. 확실히 맛있겠군요. 음.. 동네 개까지 저렇게 빤히 쳐다보며 음식을 내놓으라고 압박을 가하다니.
발리식신: 당연하지. 괜히 사람들이 얘기하는 거 아니다.
졸린곰: (냠냠) 맛있네요. 좀 짜긴 하지만.
발리식신: 트집은...
- 라막에서
졸린곰: 분위기 좋네요.(추석날 저녁, 보름달을 볼 수 있는 테라스에서 식사) 근데 서빙하는 언니들이 상당히 콧대높은 듯한..
발리식신: 식당은 맛으로 말하느니라.
졸린곰: 고기는 맛나지만 이 큰새우는 덜익었는데요. 입속이 간질간질 하네.(생새우와 게에 알레르기 있음. 익힌건 오케.) 제 입맛이 좀 싱겁긴 합니다만 역시 조금 짜기도 하고.
발리식신: --;
- 아융테라스에서
발리식신: 맛있지?
졸린곰: 말 시키지 마세요. 먹느라 바쁜거 안보이세요? 분위기도 좋은데 깨지 마시고요. (그릴드 스내퍼 원츄!!!)
발리식신: --+
- 바쿠다파에서
졸린곰: (냠냠이 아니라 아구아구) 맛있네요. 근데 짜다.
발리식신: --+++ 간이 안맞는건 음식이 아니라 네 입인 거잖아!
- 카이잔(일식 한식당)에서
졸린곰: 이게 어떻게 한국음식이라고 할 수 있냐고요!!!
발리식신: 난 발리음식 신이니 거기엔 관여 안한다. --++
졸린곰: 무책임하시기는. 어제랑 그제 먹은 음식은 ‘발리음식’인감요?
발리식신: --++++ 네가 원래 외국 나가서 한국 음식 안먹는다고 했잖아!
졸린곰: 그러게요. 그 원칙을 꺾은 댓가인가. 젠장~
- 마졸리에서
졸린곰: 일본인 관광객에게 둘러싸였네. 저기요.. 좀 비켜보실래요? 바다가 안보이는데..--;;
흑흑.
헉 파스타가 퉁퉁 불어서 나왔군.. 엇 너무 싱거워. 간 안했나봐요.
발리식신: 쌤통이다!
졸린곰: 쳇 소금 치면 되죠.
.....
졸린곰: 엇 뭐야! 계속 싱겁잖아!!!
발리식신: ‘소금통 막아놨지롱.’
(소금을 여러번 쳤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싱거워서 마지막에 확인해 보니 소금이 나와야할 작은 구멍들이 막혀있었다.)
졸린곰: 쪼잔하시긴. 계속 투덜댄다고 복수하는거에요?
- Hu’u에서 (마졸리 식사 후에 이동했음)
졸린곰: 여기 와서 저녁 먹을걸. 귀여운 청년 서버도 있고. 좋고나.
발리식신: 술도 밥만큼 좋잖아.
졸린곰: (광포한 곰 mode) 그런 밥을 주고는 그런 소리가 나오심? 닥치셈! 퍼퍽!
발리식신: 흑흑..
- 롤라에서
발리식신: 어이. 어제는 미안했고, 오늘은 맛있게 먹어라.
졸린곰: 헉 이렇게 맛있는 가스파쵸라니... 샐러드도.. 스튜도.. 심지어 케익도 맛있군! T-T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요. 화해해드리죠.
- 라 루치올라에서
졸린곰: (냠냠) 샐러드 진짜 맛있다. (신과 화해하니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 근데 저기 뒤에분들좀 어떻게 해주실 수 없어요? (호주에서 온것으로로 보이는 10대 아가씨 7-8명 정도가 생일파티하며 꺄악꺄악거리고 있었다. 테이블이 여럿 떨어져 있었는데 남자 얘기 하는거 다들었다...--;)
발리식신: 생일 파티하는 애들을 쫓아내리? 그냥 참고 먹엇! 나 또 짜증내기 전에.
어차피 다 유명한 곳이라 따로 리뷰을 쓸 것 같지는 않으니(남편이 쓸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간단하게 글을 써봤다. 대부분 평균 이상의 맛이었지만 영 아니었던 곳도 있었던 식당들. 가장 좋았던 식사는 포시즌사얀의 아융테라스에서의 저녁. 가격도 최고였지만 맛도 분위기도 서비스도 만점이었다. (신혼 여행 다녀온 이후 포시즌에 대한 편애모드가 아니더라도..)
그 다음으로는 롤라에서 먹었던 점심. 그 전날 잠을 거의 못자서 밥맛이 전혀 없었는데 가스파쵸 먹고는 갑자기 식욕 왕성해져버렸다. 소꼬리 스튜도 약간 갈비찜을 생각나게 하는 맛으로 맛있었고 지중해식 샐러드도.
3위는 바쿠다파일까나. ^^ 먹어댔다는 표현이 어울리게 먹었다. 가격도 착하고.
원래 좀 싱겁게 먹는 편이라 발리 가서는 대부분 식사가 좀 짰다. 주문할때 말한다 말한다 하면서도 계속 잊어버리고 투덜대다가 마졸리에서는 궁극의 싱거운 파스타를 맛보았다.--; 남편과 나는 그것이 발리음식의 신의 복수인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나 그래도 막판에 화해하고 왔으니 다음에도 맛있는 식사를 제공해 주실것도 믿어 의심치 않으며..
* 걸을 수 없는 길, ‘인도’로 가는 길.
몽키 포레스트와 스미냑 거리에는 정말 많은 상점이 있어 쇼핑하기 무척 좋을 것 같았는데, 도저히 그럴 마음이 안 들었던 것은 길을 걷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쇼윈도우를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어서였다. 진열장을 보며 걸으려면 최소한 앞의 길이 평탄하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올라갔다 내려갔다하고, 어딘가는 푹 파여서 빠질 것 같고, 걸리면 넘어질 장애물들과 잠자는 개들과 아침에 내놓은 제물까지(밟으면 안되지 않겠는가..) 있으니 길을 걸을때 앞을 봐야지 가게를 들여다보기는 너무 힘들더라. 어쩔수 없이 사선으로 반대쪽 길에 있는 가게를 살짝 훑어보고 재빠른 동작으로 눈 앞의 길을 살피고, 다시 가게를 잠깐 구경하는 식의 매우 집중력 낮은 쇼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집 삼돌군은 '살건 다 사셨지않습니까?'라고 말하겠지만 말이다.^^
한가롭게 걸어서 동네를 구경하지 못하게 하는데는 매연도 한몫한다. 우붓같이 작은 동네에서도 목이 칼칼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는데, 스미냑에 오니 이건 뭐... 날씨가 좀 더워도 그늘이면 시원하기에 별로 멀지 않은 거리를 걷기도 했는데, 저녁먹으러 식당에 들어가니 메스꺼워진다. 날씨는 더운 곳이지만 바닷가에 있어 통풍이 나쁠리도 없으니 차와 오토바이들이 뿜어내는 매캐한 연기들이 진짜 강적이긴 강적인가보다. 인도네시아 유가도 더 올랐다는데.. 혹시 다들 유사 휘발유 내지는 가짜 휘발유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님 대부분이 경유차? 디젤? 적극적으로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어도 이 ‘관광의 섬’이 좀 더 환경보호에 힘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발리에 도로를 걸을 때 마다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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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lwing 2005/11/02
댓글 내지는 호응, 코멘트, 찬사 등등이 아무 것도 없어서 마님께서 다소 상심중... --; 협조들 해주심.
Tulip 2005/11/08
협조중입니다. 핫핫;
음식 사진이 없다는 게 무엇보다 다행인 파트였어요.;
안그래도 요새 아시아 음식들에 꽂혀있는 판에 =_=
앨리스 2005/11/28
역시 체리짱;;;이 추천한 아융테라스가 좋았군요. ㅎㅎ
(아이 B급인간에 대해 솟아나는 애정이란;;)
사진이 없어 아쉽지만 제일 유익한 파트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언젠가 마님이 올려주신 글덕분에 발리에 잘 다녀왔노라 후기 올릴일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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