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17일 화요일

2006 랑카위/싱가폴 (3/3) - Four Seasons

저의 치앙마이 리뷰를 보신 분이라면 저와 삼돌군의 ‘사계장 짝사랑’이 중증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실겁니다.^^; 게다가 랑카위라는 지명을 처음 듣게 된 것도 거기에 포시즌스가 오픈할 때였으니...(오픈시에는 지금보다는 저렴했고, 기억이 맞다면 upper melaleuca pavillion과 lower melaleuca pavillion의 가격차가 없었음) 랑카위에 가면서 포시즌스에 어찌 가보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역시 워낙 비싼 호텔이라 도저히 묵을 수는 없어서 랑카위에 머물고 있는 동안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방이나 구경시켜 달라고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며칠 간 오던 비가 전 날 그치고 점점 날씨가 맑아지더니 인스펙션을 가는 날은 화창하고 맑았답니다. 택시를 타고 마음도 가볍게 길을 나섰습니다. 전날 본톤에 부탁해서 포시즌스의 메인 레스토랑인 Serai에 예약을 했지요. 판타이 체낭에서 멀지 않나 했는데 의외로 30분 조금 넘는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입구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의 모습을 따온거라고 하네요. 이곳이 아니더라도 리조트 군데군데에서 무슬림 스타일의 건축이나 장식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입구는 웅장한 느낌은 아니지만 문자 그대로 이국적이고 특이했습니다.





사진은 없습니다만 프론트 데스크가 하나의 건물에 있는데 작고 어둡고 아담합니다. 직원에게 식사 예약을 하고 왔는데 식사 후에 객실을 구경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빈 방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식사를 하고 오면 버기를 불러서 가볼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안내를 받아서 Serai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메인 레스토랑은 큼직큼직한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건물인데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은 없고 식사를 위한 정돈과 준비중이더군요. 그 앞의 테라스쪽에 나와서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앉은 커플이 보여서 저희도 그쪽에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날이 좀 덥긴 하지만 그늘에서는 바닷가라 바람도 불고 해서 시원했었네요. 판타이 체낭의 바다가 쓰레기도 좀 있고 물빛도 영 꾸질꾸질한 반면에 탄중루쪽은 색깔이 연한 청록색으로 아름답더군요. 우기만 아니면 물빛이 더 아름답다고 하니 바다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저희가 간 날에는 파도도 거의 치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전에 랑카위사랑님이 사계장쪽에서 시멘트 공장이 보인다고 하셔서 찾아봤는데, 식당에서 우측으로 돌아 좀 걸어가니 멀리에 아련~하게 보이더군요. 물론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뷰를 심각하게 망치는 정도는 아니니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잘 안보이시겠지만 요 바로 윗사진 중간쯤에 시멘트 공장이 보입니다.)

배가 고프니 일단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참치가 들어간 샐러드 하나와, 스테이크, 그리고 파스타를 하나씩 먹었습니다. 빵이 먼저 제공되는데 참 맛있더라구요. 스테이크는 특별히 기억나는 맛은 아니었구요. 파스타는 푸슬리에 약간 녹색인 소스로 만든거였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었구요.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는 남은 빵에 소스를 찍어 먹었답니다. 맛에 비해서 양은 좀 적은편이라 아쉬웠어요..T-T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위장을 위로하는 뜻에서 디저트로 망고 셔벳과 티라미수 케익을 한조각 먹어주었습니다.^^ 티라미수는 우리나라 괜찮은 베이커리에서 먹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지만 셔벳은 원츄!였습죠. 제가 원래 과일 망고는 좋지만 망고**들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저 셔벳만큼은 지금 생각해도 다시 먹고 싶어지네요. 물은 무료로 제공됩니다.(고급 식당에서 물인심이 박하면 싫어요..>_<)




배 부르게 맛난 걸 먹고, 해변을 잠깐 걸었습니다. 햇볕이 어찌나 강렬한지 조심하지 않으면 빨갛게 익기 십상일듯하니 가실 분들은 꼭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해변은 하얗고, 바다는 옥색이고, 하늘은 푸르니 (에... 그리고 배 부르니) 세상 참 아름다웠습니다.



식당 왼쪽으로 돌아가면 아라비아풍으로 꾸민 바가 있습니다. 스텝들의 복장도 그런풍이에요. 바다쪽으로 그네가 있답니다.



그 옆쪽으로는 비치 빌라가 두 채정도 있는데...(반대편으로 올라가면 그쪽에도 또 빌라가 있습니다) 거기 묵는 사람들이 정녕 부러웠습니다.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예뻐서요. 나중에 객실 보고 나서는 더 부러워졌습니다만..흑흑.




좀 더 가니 치앙마이처럼 adult-only인 수영장이 있네요. 크기가 별로 크지 않지만 커플들만을 위한 공간이라 별로 상관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치앙마이에서는 좀 큰 자꾸지 수준이라도 잘 놀았는데요 뭘..^^





다시 프론트로 가서 방 구경할 수 있는지 다시 알아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희는 휙하니 객실 구경하러 갈 줄 알았습니다. 프론트의 꽃청년은 로비에 가서 기다리면 방 확인해보고 버기를 불러주겠다고 했습니다.
로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실, 정확히 여기가 로비인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프론트 앞쪽에는 앉는 공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마 이곳을 로비처럼 쓰지 않는가라는 생각입니다. 랑카위 포시즌스에서 눈에 띄는 점 중에 하나는 물을 이용한 장식이 많다는 건데요, 로비의 조경도 그런게 잘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의자도 몇 개 없구요. 굉장히 정적이면서 차분해지는 공간이예요. 아늑하기도 하고, 앉아있다보면 첨벙첨벙 물에 뛰어들어서 저 편의 정자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요.




버기가 왔답니다. 담당 직원이 인사를 하면서 저희 두 사람에게 차가운 물 한병씩을 안겨주더니 생각도 않았던 리조트 인스펙션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들린 곳은 스파입니다. 여기도 역시 물을 많이 이용한 인테리어를 했네요. 스파에 들어가는 대기실입니다.



물 위에서 마사지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것 같네요.




요가 강습을 받는 장소입니다.



스파를 둘러보고 객실을 보러 갔습니다. lower melaleuca pavillion이에요. 가장 낮은 급의 객실이지만 사계장답게 충분히 고급스럽습니다. 사실 가격을 보면 웬간한 호텔 스윗급이 되지 않을런지..^^ 보통 여행보다 좀 더 투자하는 신혼여행 숙소로 적합해보였습니다.
멀리서 보면 이렇게 생긴 건물의 1층입니다.



입구에 선베드가 놓여 있습니다.



뽀송뽀송하고 푹신해보이는 침대.



문으로 구분되어있는 화장실. 뒤의 유리문을 열고 나가면 야외 욕조가 있습니다.



안쪽에서 바깥을 본 모습.



욕실입니다. 지면 높이에서 아래로 꺼진 구조의 돌 욕조네요.




다음은 수영장입니다. 수영장은 발리처럼 인피니티 풀이 아닐까 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수영장은 큰 편은 아닌데다가, 작은 구획으로 나눠져 있어서 실제로 수영을 하기보다는 연인들끼리 물장난치기에 적합해 보였습니다. 자꾸지처럼 물이 분사되서 나오는 곳도 보이구요.







수영장이 작은 것이 좀 아쉬울 수 있지만 다른 부분들은 근사한 리조트였습니다. 인스펙션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버기를 타고 가건, 걸어가건 만나는 모든 리조트 직원들이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포시즌스를 좋아했던 이유가 정중하면서도 친근하기도 한 서비스였다는 걸 생각해 보면 놀랍지 않습니다.(그래요. 그 정도는 할 줄 알았다구요!! ^^) 한 30분 이상을 전담 직원이 붙어서 리조트 투어를 시켜준다는 것도 대단하더군요. 사실 투숙객도 아닌 사람을 위해 인력과 시간을 그만큼 투자한다는 것은 보통일은 아니지요. 서비스가 정말(!) 남다른 리조트입니다. 그 서비스와 멋진 객실에 탄력 받아서 삼돌군의 친한 후배를 랑카위로 신혼여행 보내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사실은 제가 다시 결혼해서 신혼 여행을 가고 싶었다는게 솔직한 소감입니다. 삼돌군에게 “우리 다시 결혼하면 안될까? 랑카위 포시즌으로 신혼여행 오는 걸로 하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 즐거운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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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lip  2006/11/15  
사진을 하나하나 보면서 '아아 이곳이 갈 곳이구나 @_@'
하는 모드로 감상하다 회사 동료 불러서 자랑도 하고 그랬어요.
언제나 마님 후기 읽으면서 '좋겠다 부럽다 멋있다 T-T' 였는데
처음으로 설레이네요. 다녀와서 저도 후기 남길께요. ^^
ps. 신혼여행으로 거금의 돈을 쾌척하도록 평상시 아낌없는 뽐뿌질을 해주신
마님과 리를오라버니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_-; 
 

 마님  2006/11/15  
^^ 뽐뿌질은 맞게 한것 같은데, 정말 부러워요.. 후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김백진  2006/11/29  
아흑... 저도 설레이는데요. 덩달아... 결혼 10주년이 되면 한번 가볼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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