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서 1박2일을 그렇게 보내고 서둘러 향한 곳은 그리스 앞바다(?)의 산토리니 섬이었습니다. 그리스에는 아테네와 같은 유적지가 물론 유명하긴 하지만, 에게 해의 섬들도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있는 편입니다. 사실 저도 그리스에까지 굳이 날아간 이유는 파르테논 신전 보다는 에게 해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네 물론 멋졌습니다.
중부유럽에서 그리스까지 가기도 쉽지 않다고 이전에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리스 반도에서 섬들로 가는 길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나중에 그 "험난한 길"은 따로 얘기할 기회가 생기겠습니다만, 이번에도 역시 들어갈 때에는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여행 시작부터 벌써 네 번째 비행입니다. 서울에서 오사카, 오사카에서 런던, 런던에서 아테네, 그리고 아테네에서 산토리니의 차롑니다. 아참, 런던에서 아테네까지의 비행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를 안했군요.
유럽 내에서는 "EasyJet"이라는 항공편이 제법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서비스로 군살을 줄여서 싸게 모시는 비행기입니다. ^^ 정말로 기내 서비스는 아주 단순화 되어있습니다. 커피 한잔을 마시려고 해도 "사서" 마셔야하고 기내식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들 도시락을 싸서 탄다고 합니다.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스튜어디스가 한명, 스튜어드가 한명 정도로 서비스 인원도 최소한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그만큼 가격을 내린거죠. 항공계의 "창고형 할인점"이라고 할까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선에는 이런 개념으로 운항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 저도 부산 영화제, 전주 영화제 보러갈 때는 비행기도 한번씩 타보고 그럴텐데요. 가격만 조금 싸면 그만큼 시간을 많이 절약해주니까요.
아테네에서 산토리니 섬까지의 비행은 "에게리안 항공"이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리스에는 "올림픽 항공"이 우리나라의 KAL과 같은 역할인 모양이고, 에게리안 항공은 아시아나쯤 되나봅니다. (저도 지레짐작한 것이니 너무 신용하진 마시고) 올림픽이라는 단어가 너무 친숙한 바람에 처음엔 좀 촌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그리스-아테네면 그런 이름을 씀직도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에게리안 항공을 선택한 이유는 올림픽 항공이 촌스러워서는 아니고 그저 좌석이 그쪽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 들어보셨나 모르겠습니다. 선진국일수록(?) 스튜어디스가 나이 지긋하고 실용적(?)인데 비해서 후진국일수록 스튜어디스의 미모가 빛난다는 얘기 말입니다. 그리스는 유럽에서는 못사는 나라에 속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토리니 섬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본 스튜어디스 언니는 이번 여행에서 본 아가씨들 중에 최강의 미모를 자랑하더군요. ^^;
앞서의 사진들에서 산토리니 섬의 특징을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섬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특징인 곳이랍니다. 몇백년전에 섬 중심부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그 부위가 함몰이 된 바람에 섬의 모양도 초생달 모양으로 변하고 그 초생달의 안쪽면은 절벽이 되었지요. 한가운데 섬의 중심부였던 곳은 초생달 가운데 부분에 다시 또 독립된 섬으로 남았구요. 그 절벽의 경사면에 호텔이나 레스토랑들이 자리하면서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에게 해를 바라보기 좋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지요. 앞서서 그리스가 못사는 축에 속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만, 그리스의 많은 청년들의 희망사항은 돈을 좀 모아서 에게해 어느 섬의 해안가, 절벽면에 까페를 차려놓고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치 판단은 어떻게도 할 수 있긴 하겠습니다만, 네... 좋긴 할 것 같습니다. 날씨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유유자적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생활이겠군요.
절벽면의 위쪽에 번화가(?)가 형성이 되어있고 해변까지 지그재그로 길이 나있습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케이블카도 있구요. 화산 폭발로 생겨난 절벽에 길을 낸 것이니만큼 경사가 아주 심합니다. 길이라기보다는 거의 계단에 가깝구요. 그리고 그 길을 오르내리는 좀더 토속적인 서비스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당나귀지요.
재미삼아(?) 올라오는 길에 타보았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살아있는 탈 것"을 타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유독 그렇게 느낀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경사가 급한 길이 제법 짧지 않게 한참인데다가 사람까지 태우니까 당나귀가 정말 많이 힘들어합니다. 이곳에 털어는 놓습니다만, 정말 이런 언급을 하느라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기조차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당나귀... 어쩌면 여기에서 이러한 일이 아니라면 키워지지도 않을지도 모릅니다. 서울 시내에 당나귀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이러한 험한 일을 함으로써 그 당나귀 주인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당나귀들이 먹을 것을 얻기도 하겠죠. 정말 이곳에 관광객이 줄어들어서 찾지 않거나 아무도 그 당나귀들을 찾지 않게된다면 그 당나귀들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생각을 해들어가면 더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살아있는 것"은 올라타지 않으렵니다. (몸무게가 반으로 줄면 한번 다시 생각해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다음 글에서는 산토리니 섬에서 제가 묵었던 곳을 중심으로 좀더 얘기를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맛뵈기구요. 제가 묵었던 호텔입니다. 비행기 갈아타고 호텔에서 묵고... 제 호화판 여행 버전은 딱 이곳까지랍니다. 그리스를 떠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배낭여행이 시작되지요. 아직은 조금 더 호화 버전의 여행 얘기를 기대해주세요. ^^
(하지만 이 이후로의 해당 여행 이야기는 더이상 쓰지 않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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