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결혼식날로부터 딱 한달이 지난 날이었습니다. 이름하여 - 일주년이 아닌- '일주월'
지난 주말부터 미리 와인도 한병 주문해두고 아침에 나오면서 오늘은 저녁 준비 따로 하지 마시라고 마님께 전해두었습니다. 퇴근하면서 마님 좋아하시는 캘리포니아롤을 사갔죠.
집 근처의 비디오점에 들러서 dvd도 한편 빌렸습니다.
와인은 로제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처럼 거품방울이 보골보골 올라오고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중간 붉은 빛이 도는, 조금 레드에 더 가까운 예쁜 빛깔의 녀석이었습니다. 약간 달콤하구요.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 선택부터 주문 배송까지 풀코스로 도와준 친구 김모모님에게 감사를 ^^ 심지어 디스카운트까지 신경 써주셨답니다. 그 친구가 결혼 선물로 준 샴페인 글라스에 따라 마시기까지 했으니 어제 '무드 잡기'의 일등 공신이겠네요.
집 근처의 비디오샵에 들러서 DVD를 빌렸습니다. 이곳에도 도우미가 있지요. 다른 친구 최모모님이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제가 처음에 염두에 두었던 몇편이 대여
나간 것을 확인한 후에 영화 고르기를 도와주었습니다. 결국 고른 영화는 '펀치 드렁크 러브' 원래 염두에 두었던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와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었지요.
캘리포니아롤을 사러간 곳은 강남역의 '니코니코'였습니다. '볼케이노 롤'와 '크런치 롤'을 샀는데 '볼케이노 롤'이 더 맛있었습니다. 처음엔 양이 너무 적지 않을까 했는데 먹다보니 괜찮더군요. 메뉴판 프리미엄 회원은 10% 깎아줍니다. ^^
집에 들어가서, 와인부터 얼음물에 채워놓고 와인이 차가워지는 동안 간단한 샤워를 하고 먹을 것들을 좀 차려놓고 dvd를 틀어놓고 보면서 와인을 곁들인 기념식사(?)를 했습니다.
아쉬운 점들이 조금씩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와인은 예상보다 조금 더 달았고, 캘리포니아롤은 양이 좀 적어보였고, dvd는 중간에 두군데쯤 화면이 멈춰서 손으로 넘겨줘야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죠. ^^
벌써 한달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집에는 빈 박스들이 산처럼 쌓여있고, 아직도 배송되어올 물건들이 남아있고, 아직도 박스에서 꺼내지기를 기다리는 이사짐들이 있습니다. 마님은 밤에 종종 깨나서 잠을 못 이루실 때가 있고, 저는 날씨 탓인지 먼지 탓인지 연신 재채기를 해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 좋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참 한달 빨리 갔다는 이야기, 나이가 먹어서 원래 날자가 빨리 간다는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남은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pass ^^
참 좋습니다.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한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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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ek 2004/05/25
남(?)과 침대를 같이 쓰다보면 종종 새벽에 잠을 설치곤 하더군요. 저도 적응하는데 대여섯달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마님은 예민하신 분이라 어떠실런지.
마님 2004/05/27
언젠간 적응하겠지..하는 마음가짐으로 나가는 수밖에 도리 없는 듯.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늦잠을 자거나 낮잠을 자거나 하는 식으로 보충중.
tahiti 2004/05/28
그러다 나중엔 옆에 없으면 못 자게 되는게 아닐까?
마님 2004/05/28
가끔 주변의 나이드신 분들이 그런 비슷한 얘기를 하긴 했는데.. 두고 봐야 알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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