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0일 목요일

2007 몰디브 (1/3) - 바다가 들린다

삼돌이가 직장을 옮기기로 했다. 이력서를 손 보고, 자기 소개서를 업데이트 한다. 마님은 짜장면 10그릇을 받기로 하고 자기 소개서를 영문으로 번역 해 준다. 이력서 넣은 데서 연락이 온다. 삼돌이 양복 입고 면접 보러 간다.(양복 입는 일이 1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데…) 며칠 있다가 같이 일하자고 연락이 온다. 앗싸. 이제부터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연봉협상이 아니라 회사를 옮기는 사이에 며칠을 쉴 수 있는 가다. 철도 삐리리하게 안 드는 부부 같으니라고.
1주일? 안돼 2주는 쉬어야죠. 1주일 이상은 힘들어요. 그래? 그럼 어디 갈 수 있을까? 태국 갈까요? 방콕이랑 코사무이. 코사무이 또? 프레고 가서 밥 먹어야죠. 잘 하면 새로 연 포시즌 구경도. 그것도 좋네. 롬복 갈까 롬복? 길리 가서 스노클링? 푸켓 어때요? 아쿠아에서 다들 다녀온 푸켓 우리는 못가봤잖아 …… (참고로 저희는 존대말과 반말을 섞어서 합니다.)
언제 얼마를 쉴 수 있는 지 알 수 없어서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없으니 둘이 마음으로만 여행지를 100번쯤 바꾸던 차, 마님의 핍박을 견디다 못한 삼돌이가 퇴사일을 정하고는 2주의 휴가를 만들어 왔다. 그리하여 여행 개시가 1달도 안 남은 시점에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일단 항공권은 마일리지가 있으니까…… 마일리지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 그래서 몰디브. (왕 단순 명료한 논리!) 이왕이면 스타 얼라이언스로 방콕 거쳐서 갈 수 없을까 해서 루트를 짰는데, 콜롬보-말레 구간의 오스트리아 항공이 마일리지 예약은 되지만 발권이 안된다 하여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싱가폴 항공으로 가기로 수정하였다.(이 문장은 간단하게 끝났지만 실제 과정은 꽤 복잡했다.) 처음 항공 예약을 시작 할 때 벌써 몰디브 호텔 예약이 들어간 관계로 몰디브 3박은 이미 잡혔고 싱가폴 항공을 타게 됐으니 말레 1박이 척 붙었으며, 앞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어차피 싱가폴 가는 거니까 빈탄이나 가볼까나…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빈탄 2박, 싱가폴 2박 붙여서 여행 일정이 완성 되었다. (여행이 끝났으니 하는 말인데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일정. 이동이 잦아 힘들었다.)
몰디브 숙소 결정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길어지는 것 같으니 일단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다른 곳에 적은 글의 링크가 걸려있어서 여기에서는 삭제 처리 : 삼돌 주)
그러나 친절한 리뷰어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한 줄 요약본을 드리자면, “언제 몰디브를 또 간다고, 이왕이면, 퇴직금도 나오고, 마님에게 들어온 짭짤한 보수의 알바 일감... 결론은 사계장.”우리가 그렇지 뭐. 아하하하, 이래저래 올해도 저축은 틀린건가. --;

1. 들어가기
Four Seasons at Kuda Huraa는 말레에서 스피드보트로 30분 걸리는 위치에 있다. 공항에 포시즌 부스가 있으며 거기에서 짐 싣고, 항공권 리컨펌 등 자잘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인적 사항을 알려주고 나면 배를 타는 곳으로 안내해준다. 우리는 싱가폴 항공의 스케줄 상 말레에서 1박을 했기 때문에 현지 여행사 직원을 만나서 배를 타고 다시 공항쪽으로 나와서 포시즌 직원들을 만나 인계가 되었다.



(말레를 오갈 때 타는 배)
쿠다 후라로 들어 갈 때는 아래와 같은 배를 타고 가게 된다. 리조트에는 더 큰 배도 있던데 트랜스퍼 용으로 쓰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선셋 크루즈 용인감?




하루를 길게 사용하기 위해서 오전 8시 반-9시쯤 되면 배를 타며, 시끄럽지만 상쾌한 30분 정도의 이동이 끝나면 리조트에 도착하게 된다. 리조트는 말레보다 1시간 빠른 시간을 적용하기 때문에 꽤 이른 시간에 리조트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홈페이지에 체크인 타임이 오후 2시로 적혀있지만 도착하는 즉시 체크인이 가능 했다. (체크 아웃은 칼같이 12시..^^)



성수기를 지난 상태지만 리조트는 80% 정도의 숙박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방 없다고 아우성치며 빨리 예약하라던 에이전트들의 말이 허언은 아닌 것이다. 날씨는 거의 내내 좋았고, 물빛도 예뻤다. 비행시간과 가격의 압박을 제외하면 확실히 신혼여행지로는 좋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며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한국인 신혼부부들은 3팀 정도 본 것 같다. 참고로 한국인 게스트 릴레이션이 있어서 영어 울렁증이 있어도 불편한 점이 별로 없으리라 생각 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리조트 분위기는 서양인들이 대다수인 분위기였다. 의외로 가족 단위 여행자가 많았다는 것도 인상적.
2. 숙소
방갈로는 해변에 접해있고 플런지 풀이 있는 비치 파빌리온과 비치 방갈로, 그리고 수상 가옥으로 된 워터 방갈로의 세 종류가 있다. 제일 낮은 급 숙소부터 우리가 보통 말하는 풀빌라인 셈. 워터 방갈로도 멋지겠지만 하얀 해변과 파란 바다가 보이는 비치 파빌리온 & 방갈로도 아주 훌륭한 선택이란 생각이다. 방갈로 안에서 해변과 바다의 풍경이 어디와도 비견할 수 없을 만큼 멋지기 때문에. (검색을 하며 사진들을 좀 보니 우리가 묵었던 방갈로가 뷰가 좋은 편이었던 듯 하다.)
캐노피가 달린 킹베드가 있고, 그 앞에 작은 카우치가 있는 구성은 많이 보던 것이다. 이 구도로 찍은 사진에 다 곰탱이 한 마리(--;;)가 나오는 바람에 그냥 리조트 홈페이지에 있는 것으로 대체했다.


(진짜 이렇게 생겼다... 물론 조명발은 없다.)
욕실 쪽에는 크기가 작은 우리 두 사람이 같이 들어가서 포옥 담글 수 있는 큰 욕조가 있고,



늘 그렇듯이 두 개의 세면대가 있다. (물이 잘 안내려갔다.)



세면대를 바라보고 오른쪽 옆에는 화장실이 왼쪽 옆에는 샤워실이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야외 샤워실이 있다. 타일의 무늬가 예쁘다. 샴푸 린스 샤워젤은 모르겠는데, 비누만큼은 록시땅을 주므로 챙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는 촌스러워서 좀 챙겨주었다…^^)



바다를 향해 문을 열고 나가면 나무 데크 위에 두 사람이 식사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일광욕용 의자와 널브러질 수 있는 정자가 있다.


해변으로 바로 나가고 바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좋고, 바라다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우니 더욱 훌륭.^^ 해변에도 비치 체어가 놓여있는데, 일광욕 하며 한가로이 즐기실 분들은 방갈로 앞 보다는 해변으로 나가시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물도 주고 간식도 준다.^^ 물과 간단한 간식은 풀 주변의 자리에도 제공되는데 과일 얼린 꼬치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물은 기본적으로 4병이 제공되며, 턴다운 할 때 더 제공된다.
우리는 가장 아래급의 룸인 Beach Pavillion with Pool을 예약했었는데, 예약 당시 여행사쪽에서 더블룸 없으니 트윈룸에 묵어야 한다고 알려왔었다. 그러나 우리는 ‘사계장에서 우리에게 그럴 리가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정신으로 그냥 트윈 예약을 했다. 물론 들어간 방은 물론 킹베드가 놓여 있었고. 한국 손님의 대부분이 신혼여행객이라 우리도 신혼여행객 대접을 받은 것 같다. 첫날 밤에 저녁 식사 하고 돌아와 얼음 채운 버킷에 들어있는 샴페인을 보고 나니 우리는 전혀 그런 코멘트를 하지 않았음에도 신혼으로 생각해 준 착각이 매우 고마웠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리뷰를 쓰기 위해 포시즌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정보를 다시 살피다 보니 우리가 묵은 방의 모양과 비치 파빌리온 객실의 모습이 좀 다르다. 설명만 보면 우리가 묵었던 곳은 Beach Bungalow with Pool같다. 사진도 찾아봤는데 아주 자세하게 나온 게 없어서 잘 모르겠다. 우리가 묵었던 방은 중간에 드레싱 룸이 있는 형태였는데… 우리의 사계장 사랑을 어여삐 여겨 업그레이드를 해줬던 것일까? 아님 나의 착각일까? 그냥 기분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게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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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hiti  2007/05/11  
free upgrade받은 것 같을 땐 조용히 회심의 미소를, 받을 것 못 받았을 땐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지. 당근 당근.

 마님  2007/05/11  
그러게나 말이야. 근데 보통은 호텔에서 선심쓰듯이 업그레이드 해 준다고 얘기를 해주던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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