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23일 금요일

체디 치앙마이와 애프터눈 티 (2/2)

체디에 있을 때는 위치가 좋은편이고, 치앙마이 시내가 걸어다닐만한 위치라서 첫 이틀동안 비교적 많이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걸어서 동네 구경하고, 차 마시고, 마사지 받고, 밥 먹고, 선데이 마켓 구경하고... 안하던 짓을 했더니(^^) 3일째에는 에너지 게이지에 빨간 불이 들어와서 하려던 일들은 다 미뤄두고(포시즌에서 쿠킹 스쿨을 하게 된 이유) 저녁 전까지 체디 안에서 보냈다. 좁고 긴 수영장에서 무슨 생각인지 짧은쪽으로 배영하다가 수영장 벽에 머리를 부딪혀서 혹이 난 일과 위에 언급한 2-1 상황을 몇 번 목격한 것 말고는 평화로운 오후였다.
그 평화로운 오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애프터눈 티라는 것을 마셨다. :)
체디의 식당은 옛날 영국 영사관을 개조한 건물로, 들어가면 바로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나는 곳이다. 그 식당 건물 주변의 테이블에서 애프터눈 티를 마실 수 있다. 우리가 도착한 날과 그 다음날 오전까지 비가 왔고 그 이후에는 덥고 맑은 날씨였는데, 체디는 강가에 있으니까 적당히 바람 불고 그늘이 있고 해서 청명한 느낌이 드는 오후였다.




테이블이 이렇게 늘어서 있다.



다기가 뭔가 훌륭한 브랜드였던 것은 기억하나, 수영장 벽에 머리를 부딪힌 이후이므로 확실히 뭔지 기억할 수는 없다...라고 변명해 본다.
세팅은 이렇게 되어있다.




티팟에 뜨거운 물을 붓고, 삼단 트레이가 등장하기 전에 먼저 콜드 초콜렛을 주었다.(원래 이게 이름인지 정확한 이름이 따로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액체상태이기 보다는 살짝 녹은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상태로 떠 먹는 것인데, 이것은 정말로 ‘너무나 맛있었다.’ 초콜렛 향이 풍부한 것은 물론 맛은 부드럽고 적당히 달콤하다. 이것만 돈 내고 따로 사먹으라고 해도 몇 번쯤 사먹었을 맛.



리틀윙님의 표정이 그 맛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라 믿는다.



초콜렛을 다 먹고 안타까운 입맛을 다시고 있을쯤에 드디어 본편인 트레이가 등장한다.
위에는 타르트류, 중간은 스콘, 아래는 샌드위치이다.






음, 그런데 말이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 수록 맛이 별로더라. 그래서 샌드위치는 대부분 남기게 되었다. 위에 있는 타르트 중에서 레몬 크림이 들어있는 것은 약간 새콤하니 산뜻하고, 초콜렛을 씌운 것은 초콜렛스럽고 아주 맛있다(그것이 반이나 사라진 녀석에게 사진기를 한번 더 들이댄 이유). 중간의 스콘은 평범. 샌드위치는 실망이니... 이 애프터눈 티에서는 초콜렛을 재료로한 음식들만이 우리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1인당 가격이 650++이고 2인이 되면 약간의 할인을 적용해주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찾아보니 다 해서 1424밧 나왔다. 600++정도가 되나보다.) 가격대 만족도로는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다. 하지만 우리 보고 또 먹을거냐고 물으면, ‘콜드 초콜렛만 확실히 준다고 하면 또 먹을것 같다’고 대답할 것이다. 애프터눈 티가 아니라 ‘오후의 초콜렛’에 맛을 들여버린 가련한 커플이여.

Tip 한가지: 체디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호텔이라 지도에 잘 나오지 않는다. 호텔에 혹시 지도 있는지 물어보면 체디가 나와있는 지도에 따로 호텔이 여기라고 표시해서 주는데, 그 지도가 다른 지도들 보다 시내 지도가 잘 되어있는 편이라 좋았다. 가시는 분들은 프론트에 물어 보시길.

--------------------------------------------------------------------------

 Tulip  2006/06/22  
조식, 베란다, 애프터눈티, 콜드 초콜렛..
...
....으앙 ;ㅁ;
보통은 멋지다 이쁘다 감탄하면서 보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상당히 강력하네요. -_ㅠ
저런 곳에 다녀오셨다니 너무너무 부러워요 -_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