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6일 월요일

발리 신혼여행 후기 8 - 포시즌 4

오랜만에 후기를 재개하며...
한참 건너뛰었죠? 혹시 그동안 연재를 기다리시는 분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래에도 얘기를 했지만, 그 사이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좀 바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몸이 좀 안좋았어서요. 긁적~ 뭐 대단한 것은 아닌데, 환절기에 피곤하게 다닐 일이 좀 있더니 그만 좀 맛이 가더군요. --; 정말 이십대 몸은 이제 아닌가 봅니다. 이제 대충 다 나았으니 걱정하실 일은 아니구요. 많이 늦어져버렸지만, 이제부터라도 서둘러서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읽으시는 분들도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4월 28일 저녁 - 빌라 & warung mie
수영장에 나갔다가 빌라로 돌아왔다는 얘기까지 했었죠? 그전의 후기를 보신 분이라면 혹시 '꽃잎동동' 욕조에 물이 빠지지 않아서 처리를 부탁했다는 얘기가 기억나시나요? 빌라로 돌아오니 욕조를 말끔하게 치우고 (아마도 물빠짐 마개를 조절하는 버튼이 고장이었던듯) 잘 고쳐논 것은 물론이고, 너무나도 죄송하다는 편지가 곱게 써져서 놓아져있고 빈땅 맥주(네병이었던가?)와 간단한 안주(감자칩 같은 스넥 한종류)가 곱게 놓여져있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그 욕조껀은 까맣게 잊고서는 '이게 대체 뭘까?' 하고 한참을 생각해야 했답니다. 쟤들이 대체 우리한테 무슨 죽을 죄를 졌길래? 이렇게 죽을 죄를 졌다는 편지와(그 예쁜 편지지와 봉투라니...) 얼음에 채운 맥주들을 곱게 놓아두고 간건지... 한참 생각해보니 역시 그 욕조 밖에 없긴 한 것 같은데, 우리 생각에 '뭘 그 정도 가지고'라고 할 일이 아닌가 보네요. ^^;



덕분에 이날 저녁 식사 후에 빌라로 돌아와서는 생각난 김에 촛불 켜고 맥주 따라 놓고 분위기 한판 잘 잡았답니다. 빌라 독채를 쓰는 장점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날 저녁처럼 정원과 프라이빗 수영장을 배경으로 호젓하게 술잔을 기울여보니 참 좋더군요. 세상에 우리 밖에 없는 것처럼 조용하고, 탁 트인 저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듯 마는듯 하고, 바람도 살랑살랑~ 거기에 결혼 4일째의 아리따운 신부가 옆에 있구요.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
저녁은 "와룽 미(warung mie)"라는 포시즌 안의 면류 전문 식당으로 먹으러 갔었답니다. 물론 저희가 포시즌 밖으로 식당을 찾아 나갔을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쯤은 이제 아실테고... 저희가 포시즌에서 가장 좋았던 식사로 이날의 와룽미를 꼽습니다. 사실 저희 마님이 면류를 특히나 좋아하는 이유도 있구요. 와룽미는 포시즌의 규모에 비해 (저희가 이전의 후기에 올린 다른 식당 몇곳의 사진들을 보셨겠지만) 상당히 작은 곳입니다. 그만큼 더 개인적인 친밀감이 느껴지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먹은 것은 그날의 주방장 특선과 "mie jakarta"라는 두가지 면이었는데, 전자는 자작자작하게 국물이 조금 있는 볶음 국수 타입이었고, 후자는 국물을 떠먹을 수 있는 스타일이었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 그곳에서 만든다는 수제 아이스크림 두 스쿱을 먹었구요. 가격은 32만루피쯤 되었네요. 아 빈땅맥주도 한병 같이 했군요 ^^ 아래 사진은 와룽미의 입구입니다. 참 예쁘죠?



이렇게 와룽미에서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빌라로 돌아와서는 위에 말한대로 촛불을 켜고 맥주잔을 기울이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지요. 후기를 쓰면서도 아쉬워지네요. 이제 발리에서, 포시즌에서의 마지막 1박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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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2004/09/08  
포시즌 수준의 리조트라면 욕조 사건... 네, 죽을 죄에 해당하는 것 맞아요. o(-.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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